금 4400달러 부근 등락, 장기금리·호르무즈 충돌

| 류하진 기자

금 가격이 온스당 4400달러(약 621만원) 안팎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무이자 자산인 금의 상대 매력을 낮췄고, 호르무즈 해협 교착은 지정학적 헤지 수요를 자극했다.

마켓워치는 18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234%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74~4.75% 수준까지 올랐다. 장기물 매도세가 커지면 금을 보유할 때의 기회비용도 함께 높아진다.

금 가격은 같은 날 크게 흔들렸다. 금 선물은 4366.00달러(약 616만원)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4455.30달러(약 629만원) 수준도 언급됐다. 19일 아시아장에서는 현물 금이 4341.94달러(약 613만원)로 반등했다.

따라서 4400달러는 단일 종가가 아니라 당시 거래 범위를 묶은 표현에 가깝다. 금이 4400달러 선을 뚜렷하게 돌파해 안착했다기보다, 장기금리와 지정학 변수가 맞물리며 해당 가격대 주변에서 등락한 흐름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채권시장의 압박만으로 금 시세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A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고 운영 중이라고 밝혔지만, 통행량은 제한됐고 이란은 미국 요구가 충족되기 전까지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AP는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19.5% 줄어 95회로 감소했고, 일요일 확인된 통과 선박은 3척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선박들은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했고 오만 항로 통과는 기록되지 않았다. 해협 내 선박 피격도 보고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원자재 선박이 지나는 핵심 항로다. 통항 차질은 유가와 운송비, 인플레이션 기대를 통해 금과 달러, 위험자산 가격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상황은 전면 봉쇄와 정상 통항 중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번 흐름은 한국 크립토 투자자에게도 간접 변수다. 미국 장기채 금리 흐름은 이미 위험자산 심리의 배경 변수로 다뤄져 왔다. 장기금리 상승은 달러 유동성과 위험자산 선호를 누르고, 중동 리스크는 유가와 물가 기대를 통해 헤지 수요를 키우는 구조다.

호르무즈 문제도 앞선 본지 보도에서 위험자산 심리와 원유 가격을 흔드는 요인으로 반복해서 언급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최근 걸프 지역 선박 공격과 통항 차질 보도와 맞물려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중앙은행 매수도 금 가격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세계금협회는 7월 공개 자료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이 5월 순 41톤의 금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도 7월까지 21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렸다.

중국의 7월 금 보유 증가는 64만 온스로 집계됐다.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통상 외환보유 다변화와 달러 의존도 조정 차원에서 해석된다. 단기 시세를 밀어 올리는 재료라기보다 급락 때 매수 기반을 제공하는 성격이 강하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자산과 금을 다시 비교하게 된다. 특히 장기금리가 빠르게 오를 때는 금 보유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지정학 긴장과 물가 불안은 금 수요를 되살리는 재료가 된다.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올라가고, 투자자는 구매력 보전 수단으로 금을 다시 찾는 경향이 있다. 지금 금 시장은 이 두 힘이 동시에 걸린 상태다.

크립토 시장에 미칠 직접 영향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은 금리와 달러 유동성, 지정학 리스크를 함께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금 가격 자체보다 장기금리와 유가, 달러 움직임을 함께 봐야 하는 장세다.

이번 장세를 금 가격의 일방적 방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장기금리 상승은 금에 부담을 주고, 호르무즈 긴장과 중앙은행 매수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현재 확인된 변화는 금이 4400달러 부근에서 등락했고, 미국 장기금리와 중동 통항 리스크가 동시에 가격을 흔들었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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