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150bp 상승, 생보사 킥스 흔들었다

| 김미래 기자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연초 이후 150bp가량 오르면서 생명보험사의 자본건전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이 보험부채 가치를 줄여 보험사에 유리하다는 기존 공식이 일부 생보사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는 19일 주요 생명보험사 8곳의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고채 금리가 50bp 오를 때 지급여력비율인 킥스(K-ICS)가 하락하는 회사가 5곳이었다고 보도했다. 킥스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보험사 자본건전성 지표다.

금리 50bp 상승 가정에서 킥스가 낮아지는 회사는 NH농협생명 -35.5%포인트, KB라이프생명 -19.17%포인트, 교보생명 -15.37%포인트, 미래에셋생명 -11.4%포인트, 신한라이프 -1.6%포인트였다. 한화생명은 같은 조건에서 2.5%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리 100bp 상승 때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제시됐다.

NH농협생명의 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231.66%에서 올해 1분기 211.03%로 20.63%포인트 낮아졌다. 회사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자산 감소가 영향을 미쳤고, 현재 듀레이션 구조가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긴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초장기채 구간에서 더 두드러진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연초 이후 150bp가량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단순한 금리 상승이 아니라 30년물과 50년물 등 초장기 구간에 충격이 집중되는 베어 스티프닝이 나타난 것이다.

보험사는 장기 보험계약에 맞춰 초장기채를 사들여 왔다. 부채 만기가 긴 만큼 자산 만기도 길게 맞추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길어진 회사는 금리 상승 때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커지고, 킥스 비율도 낮아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금리 상승이 보험사 킥스 비율과 재무 건전성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험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더 빨리 짧아질 경우 초장기채 매수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IR 자료에서 10년물 기준 금리가 10bp 움직일 때 킥스 비율도 1~2%포인트 오르내린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상 금리 100bp 상승 때 순자산 영향은 3조5600억원 플러스였고, 100bp 하락 때는 7조300억원 마이너스였다. 금리 하락 때 손실 폭이 더 큰 비대칭 구조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말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서는 생명보험사의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지난해 말 186.7%에서 190.7%로 4.0%포인트 올랐다. 경과조치 후 기준도 205.8%에서 207.7%로 1.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업권 평균 개선이 모든 생보사의 부담 완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연합인포맥스는 12개 생보사의 비율이 악화했지만, 삼성생명 등 대형사의 가중치가 업권 평균을 끌어올렸다고 짚었다.

초장기 금리 상승은 보유 채권 평가손실을 키우는 방식으로 자본 지표에 반영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과거 낮은 금리로 편입한 장기채의 시장 가격은 금리 상승기에 내려간다. 일본 생보사에서도 초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장기 운용 포트폴리오 부담으로 번진 사례가 나타났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금리 민감도는 30년물이 훨씬 크기 때문에 10년물을 기준으로 한다면 민감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시 민감도가 국고채 금리의 평행 이동을 전제로 하는 만큼, 초장기물에 충격이 집중된 현재 상황에서는 실제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 쪽이 모두 손실이어서 자산 쪽 손실이 부채보다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과 부채 만기 구조가 회사별 킥스 방향을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한 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산업 건전성 관리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IFRS17과 K-ICS 시행 이후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체계 고도화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초장기 금리 상승이 보험사별 킥스에 미치는 영향은 회사별 자산·부채 만기 구조에 따라 갈리고 있다. 같은 금리 상승이라도 자산 듀레이션이 더 긴 회사에는 보유 채권 평가손실과 지급여력비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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