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가 공급망 안정성을 이유로 별도 가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메모리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주칸(Jukan) 시트리니 애널리스트는 19일 낮 12시59분 한국시간 X에 올린 글에서 “미국산” 반도체 제품이 공급 보장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오데일리는 전했다. 그는 한국 메모리 업체가 이런 흐름에 대응하려면 미국 내 웨이퍼 공장 건설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칸은 가격 차이가 제품 성능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에서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고객사가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 중단 가능성을 줄이려 할수록 현지 생산 능력의 가치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이 발언은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제기됐다.
한국 기업 가운데 미국 생산 거점을 가장 구체화한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HBM 생산라인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시설을 짓는 40억 달러(약 5조648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시설의 운영 시작 시점을 2028년 하반기로 제시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웨이퍼를 직접 생산하는 전공정 팹이 아니라 HBM 첨단 패키징과 연구개발 시설이다. 최태원(Chey Tae-won) SK그룹 회장은 7월 CNBC 인터뷰에서 “메모리 팹을 짓는 것은 쉽지 않다. 깨끗한 물, 토지, 인력, 공급망 생태계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투자가 비용과 입지 조건을 함께 따져야 하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칩스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미국 법인에 최대 47억4500만 달러(약 6조7000억원)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지역에 370억 달러(약 52조244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투자에는 테일러의 첨단 로직 파운드리 팹 2곳과 연구개발 팹, 오스틴 시설 확장이 포함된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투자는 메모리보다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 비중이 크고,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투자는 전공정 생산보다 HBM 패키징에 초점이 있다. 미국산 메모리의 가격 프리미엄이 실제 계약 구조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미국 내 생산 선호는 일부 광통신 부품 기업 공시에서도 확인된다.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AAOI)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텍사스주 슈거랜드 시설에서 레이저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가진 공급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광부품 공급망에서 생산지가 구매 판단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례다.
한국 메모리 업체에는 비용과 고객 요구를 함께 따져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미국 생산은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전력, 용수, 인력, 장비 생태계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공개된 일정은 SK하이닉스 인디애나 시설의 2028년 하반기 운영 목표와 삼성전자 미국 칩스법 시설의 2030년 가동 계획이다.
사용 출처: Odaily, 연합뉴스, SK하이닉스, NIST CHIPS, SEC AAOI 1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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