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JPMorgan)이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앞으로 2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연산이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중앙처리장치(CPU)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후파이낸스는 한국시간 11일 제이 권(Jay Kwon) JP모건 전략가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권 전략가는 공급 부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권 전략가는 “가격과 물량 증가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메모리 총시장규모(TAM)가 확대되고 있고, 공급과 수요 불일치에 따른 부족이 2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과 출하량이 함께 늘어 시장 외형이 커지는 동안 생산능력 확충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GPU에서 CPU로 확장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는 것은 개념적으로 이해되지만, 공급과 수요 불일치의 파장은 실제로 간과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 불균형이 투자자들에게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향후 수요 전망이 상향될 근거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GPU와 CPU는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를 불러오고 저장하기 위해 메모리를 사용한다. 통상 AI 서버의 연산량이 늘어나면 처리장치뿐 아니라 주변 메모리의 용량과 데이터 전송 속도도 함께 중요해진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만든 메모리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메모리의 처리 속도와 공급 능력이 전체 시스템 구성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주요 메모리 공급사로 연결된다. 두 회사의 생산능력과 장기 공급계약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서버·저장장치 투자와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7월 30일 글로벌 5대 데이터센터 고객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AI 인프라 투자가 서버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HBM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수요 전망과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권 전략가는 메모리주가 AI 생태계의 높은 성과가 이어진 최근 4개 분기 동안 정점 논란 속에 25%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정 배경으로는 단기 주당순이익(EPS)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과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AI 자본지출이 예상보다 낮았던 점을 들었다. 범용 메모리 탑재량을 최적화하려는 움직임도 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권 전략가는 2026년 3분기를 시장 기대치가 재설정되는 시기로 봤다. 메모리 업체의 실적 전망과 주가 평가가 다시 조정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기 공급계약은 공급사와 고객이 일정 기간 물량과 거래 조건을 미리 정하는 방식이다. 공급사는 수요 가시성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은 공급 부족기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수급 변동을 줄이는 장치로 활용된다.
데이비드 고클러(David Goeckeler) 샌디스크(SanDisk) 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 2~3개 분기 동안 주요 고객의 수요를 확정하는 데 매우 열심히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 약 4년의 가시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과의 장기 계약이 메모리 업체의 수요 예측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AI 서버와 고성능 연산 장비의 조달 비용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채굴 인프라의 비용 구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JP모건의 이번 분석에는 비트코인(BTC)이나 특정 암호화폐의 가격에 대한 전망은 담기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