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정제 91% 중국 의존, 미국 자립 지연

| 김하린 기자

중국이 2024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1%,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 자립 구상이 정제·자석 생산 병목에 막혀 지연되고 있다. 미국은 호주와 공급망 협력, 자국 기업 지원, 중국과의 수출통제 유예 합의로 대응했지만 중국 의존 구조는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중국이 2024년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71%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같은 해 중국의 희토류 정제 점유율을 91%, 영구자석 생산 점유율을 94%로 제시했다. 희토류 공급망의 제약은 광산보다 정제, 분리, 자석 제조 단계에서 더 뚜렷하다는 뜻이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2025년 4월 4일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관련 중·중희토류 품목에 수출통제를 시행했다. 중국은 같은 해 10월 홀뮴, 어븀, 툴륨, 유로퓸, 이터븀까지 통제 범위를 넓혔다.

백악관은 2025년 11월 중국이 희토류와 기타 핵심광물에 대한 현행·예정 글로벌 수출통제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예 종료 시점은 2026년 11월까지로 읽힌다. 다만 유예가 공급망 병목 자체를 해소한 것은 아니다.

중국은 2026년 6월 22일 엠피머티리얼즈(MP Materials)와 USA레어어스(USA Rare Earth)를 포함한 미국 기업 10곳을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이 조치가 미국의 대중 제재 확대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USA레어어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서에서 중국산 원자재와 부품 조달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엠피머티리얼즈의 충격 경로는 다르다. 회사는 2025년 10-K 문서에서 2025년 7월부터 중국향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2026년 6월 조치가 회사 매출에 미친 직접 타격은 공개 자료만으로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장비와 공정, 후방 공급망에서 중국산 투입재와 기술 의존이 남아 있다면 간접 부담은 이어질 수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구동모터, 풍력터빈, 방산 유도장치, 위성통신 장비, 스마트폰 부품 등에 쓰이는 17개 원소군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광산 확보만으로 공급망을 완성하기 어렵다. 산화물 분리, 금속화, 합금, 영구자석 제조까지 이어지는 공정이 붙어야 실제 제조업 투입재가 된다.

미국 기업들은 생산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엠피머티리얼즈는 2026년 2분기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생산 840톤, 판매 1006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억85만 달러(약 1403억원), 가격보호계약 수익은 1760만 달러(약 245억원)였다.

엠피머티리얼즈는 미국 항공우주·방산 고객과 가돌리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드론 산업용 ‘프로젝트 스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방산과 무인기 수요를 미국 내 희토류 공급망 구축의 핵심 수요처로 삼겠다는 흐름이다.

USA레어어스도 정부 지원과 생산 기반 확충을 앞세웠다. 회사는 2026년 2분기 매출 580만 달러(약 81억원), 현금 15억3000만 달러(약 2조1282억원)를 공시했다. 상무부 자금 패키지, 사우스캐롤라이나 부지 선정, 위트리지 시설 가동을 주요 진전으로 제시했다.

중국의 설명은 다르다. 중국 상무부는 2025년 10월 희토류 수출통제가 수출 금지가 아니며 적격 신청에는 허가가 부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법적인 민수용 수출 신청은 승인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이터는 2026년 2월 미국 항공우주·반도체 공급망에서 이트륨과 스칸듐 부족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2025년 4월 통제 이후 8개월간 미국으로 수출된 이트륨 제품은 17톤으로, 직전 8개월의 333톤보다 크게 줄었다. 중국이 말하는 관리 가능한 수출통제와 미국 공급망에서 보고되는 부족 현상이 맞서는 구조다.

희토류는 미국 방산 공급망과도 직결된다. 미국 국방부는 희토류가 항공기, 미사일, 잠수함, 레이더, 전자장비에 쓰인다고 설명해 왔다. 공급 차질이 특정 기업 실적을 넘어 안보와 산업정책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 연결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희토류는 방산, 전기차, 반도체, 데이터센터 공급망과 맞물려 있어 미국 기술주와 토큰화 주식 테마의 간접 재료로 다뤄진다. 본지도 앞서 엠이엑스씨가 희토류 관련 미국 주식 기반 토큰화 주식을 추가한 사례를 전했다.

미국의 자립 시도는 광산 개발보다 정제·자석 생산 설비 확충 속도에 달려 있다. 중국의 확대 수출통제 유예는 2026년 11월까지로 읽히지만, 연장 여부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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