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최근 반등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파생상품 레버리지가 동시에 작용한 장세로 분석된다. 현물 수요가 되살아난 신호는 나타났지만, 가격을 빠르게 흔든 축은 선물·무기한계약과 숏 청산 쪽에 더 가까웠다는 평가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 집계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19일 하루 5억1720만 달러(약 7194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같은 표의 누적 순유입액은 528억6100만 달러(약 73조5267억원)로 나타났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최근 장세를 현물 수요 부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ETF 유입이 곧바로 가격 발견의 주도권이 현물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뜻은 아니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현물 거래와 파생상품 포지션이 서로 다른 속도로 가격에 반영된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20일 최근 비트코인 상승분이 차입금보다 실제 매수에 의해 지지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같은 기사에서도 4월과 7월 움직임은 레버리지 주도 성격이 강했다고 정리했다. 최근 흐름을 현물 랠리 또는 레버리지 랠리 중 하나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NYDIG는 7월 10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시장이 약한 현물 수요 위에 파생상품 레버리지를 다시 쌓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양의 펀딩비, 저점 부근에서 늘어난 미결제약정, ETF와 스테이블코인 자금 유출을 경고 신호로 제시했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Coinbase Institutional)도 8월 3일 보고서에서 비슷한 구조를 짚었다. 7월 무기한계약, 만기 선물, 옵션의 미결제약정은 모두 늘었지만 현물과 무기한계약 거래량은 줄었다고 밝혔다. 거래가 활발해졌다기보다 조용한 시장에서 위험 노출이 장부에 다시 쌓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같은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레버리지 비율은 낮아졌지만 절대 미결제약정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레버리지 비율은 시장 규모와 비교한 위험 노출을 보여주지만, 절대 미결제약정은 실제로 남아 있는 포지션 총량을 보여준다. 두 수치가 엇갈릴 때는 시장 전체 규모와 포지션 누적을 함께 봐야 한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파생상품 계약 규모다. 롱과 숏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수치 증가만으로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펀딩비가 양수로 돌아서고 미결제약정이 함께 늘면, 한쪽 포지션이 몰릴 때 강제 청산이 가격 변동을 키울 수 있다.
거래소별 구조도 파생상품 쏠림을 보여준다. 코인데스크는 3월 12일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선물 대 현물 거래량 비율이 약 5.1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크립토브리핑은 8월 7일 이 비율이 약 7.8까지 높아졌고, 일일 선물 거래대금은 약 578억 달러(약 80조4000억원), 현물은 60억 달러대(약 8조3000억원대)였다고 보도했다.
파생상품 거래가 현물보다 훨씬 크면 가격 발견은 실제 매수·매도보다 레버리지 포지션에 민감해진다. 상승장에서는 숏 포지션 청산이 매수 압력으로 작용하고, 하락장에서는 롱 포지션 청산이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움직임은 커지지만 방향도 빠르게 바뀔 수 있는 구조다.
최근 급등에는 거시 변수도 섞였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채 매입 확대가 장기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해석을 불렀고,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로(Bloomberg Law)와 마켓워치(MarketWatch)는 19일 비트코인 숏 포지션 10억 달러(약 1조3910억원) 이상이 약 한 시간 만에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이 흐름은 단순한 현물 매수세보다 거시 촉매, 숏 커버링, ETF 유입이 결합한 장세에 가깝다. 일부 보도는 더 넓은 암호화폐 숏 청산 규모를 31억3000만 달러(약 4조3548억원)까지 잡았지만, 비트코인 숏 청산만 놓고는 10억 달러 이상이라는 수치가 주요 보도에서 공통으로 제시됐다.
국내 투자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레버리지 쏠림이 가격 방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지는 앞서 CME 헤지펀드 포지션과 CFTC 순숏 수치가 엇갈린 점을 전한 바 있다. 파생상품 지표는 시장의 압력 지점을 보여주지만, 그것만으로 현물 수요의 지속성을 확인할 수는 없다.
현물 ETF 순유입은 수요가 보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NYDIG와 코인베이스의 자료는 파생상품 포지션이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큰 축이라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현재 장세는 현물 랠리 전환이나 레버리지뿐인 반등 중 하나로 자르기보다, 현물 유입이 개선되는 가운데 가격 발견은 파생상품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비트코인 시장은 이후 ETF 자금 흐름과 미결제약정, 펀딩비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숏 청산이 일단락된 뒤에도 현물 유입이 이어지는지가 다음 가격 흐름을 가를 핵심 지표다.
검증에 사용한 주요 출처: NYDIG, Coinbase Institutional, Farside Investors, CoinDesk, Market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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