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 역내 무역 결제에서 달러 비중이 35%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 다만 공식 문서로 확인되는 흐름은 달러를 곧바로 대체할 공동통화보다 각국 통화와 결제망을 연결하는 인프라 논의에 가깝다.
와처구루(Watcher Guru)는 20일 프라디프 디르(Pradip Dhir) 프라난 컨설팅 이사가 공유한 보고서를 토대로 브릭스 회원국 간 국경 간 무역의 35%만 달러로 결제됐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65%는 현지통화로 처리됐다는 내용이다.
와처구루는 러시아와 중국 간 위안화·루블 결제, 인도의 루피·루블·디르함 결제, 이란의 위안화 사용을 근거로 들었다. 이 보도는 브릭스의 탈달러 논의가 단일한 새 통화보다 실제 결제 관행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원발언은 2024년 10월 러시아 재무장관 발언이다. 안톤 실루아노프(Anton Siluanov) 러시아 재무장관은 당시 브릭스 금융 트랙 행사에서 브릭스 내 결제의 65%가 루블과 회원국 통화로 이뤄지고, 달러와 유로 비중은 30%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달러 35%’라는 표현은 달러 단독 공식 통계로 보기보다 브릭스 내 비달러 결제 확대 흐름을 설명하는 보도상 수치로 읽어야 한다. 달러와 유로를 함께 묶은 기존 발언과 달러 단독 비중을 말한 보도 사이에는 통계 범위 차이가 남아 있다.
브릭스 공식 문서도 결제망 논의에 무게를 싣고 있다. 2024년 카잔 선언은 회원국과 교역 상대국 간 금융 거래에서 현지통화 사용을 환영하고, 브릭스 국경 간 결제 이니셔티브(BCBPI)에 맞춰 현지통화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카잔 선언은 이 구상이 자발적이고 비구속적이라는 점도 함께 적었다. 단일 공동통화 창설을 확정한 문구가 아니라 회원국별 결제 제도와 통화 사용을 넓히는 협력 틀에 가깝다는 뜻이다.
2025년 리우데자네이루 선언도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브릭스 정상들은 국경 간 결제 시스템 기술 보고서를 환영하고, 회원국 결제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높일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브릭스의 탈달러 논의가 공동통화보다 국경 간 결제망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는 본지의 앞선 보도와 맞닿아 있다. 당시 논의의 핵심도 새 화폐 발행이 아니라 각국 결제망,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현지통화 결제를 연결하는 구조였다.
현지통화 결제는 무역 대금을 달러가 아니라 거래 당사국이나 제3국 통화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환전 단계를 줄일 수 있지만 상대국 통화 유동성, 환헤지 수단, 은행 간 정산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중국·러시아 중심의 정치 구호보다 결제 비용과 환위험, 달러 유동성 변화의 문제로 읽힌다. 일부 교역에서 달러 결제 비중이 줄어도 원화 결제나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래 구조와 상대 통화의 유동성에 따라 달라진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브릭스 현지통화 결제 확대가 제재와 달러 의존 리스크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상품 무역의 달러 가격 관행과 결제 인프라 부족이 제약으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 평가는 브릭스 결제 변화가 달러 체제의 즉각적 대체보다 특정 국가·양자 무역에서 먼저 나타나는 구조라는 뜻이다. 위안화와 루블 결제가 늘어난 러시아·중국 교역처럼 정치·제재 요인이 큰 거래에서 변화가 먼저 드러날 수 있다.
브릭스는 2024년 카잔 선언에서 브릭스 클리어(BRICS Clear)와 독립 재보험 역량도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결제망뿐 아니라 무역금융, 보험, 정산 리스크를 함께 줄이려는 논의다.
2025년 리우 선언은 2026년 정상회의에 진전 상황을 보고하는 흐름을 열어뒀다. 현재 확인된 공식 문서의 결론은 단일통화 출범이 아니라 현지통화 결제와 결제망 연결 논의의 지속이다.
사용 출처: Watcher Guru, TASS, BRICS 2024 Kazan Declaration, BRICS 2025 Rio de Janeiro Declaration,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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