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달러 부채 조달, 브로드컴 대주단과 협의

| 정민석 기자

브로드컴(Broadcom·$AVGO)이 600억 달러(약 83조4600억원) 이상 규모의 부채 조달을 놓고 대주단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앤트로픽(Anthropic)을 포함한 인공지능(AI) 기업의 칩·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쓰이는 구조다.

블룸버그는 20일 미국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달안에 300억 달러(약 41조7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안된 계획에서 브로드컴은 선순위 담보부채권 일부인 600억~700억 달러를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00억 달러는 약 97조3700억원이다.

보증 규모가 최대 1000억 달러(약 139조1000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됐다. 블랙스톤(Blackstone)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는 이번 자금 조달 참여를 협의 중이며, 부채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발행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SPV는 특정 거래나 자산을 따로 담기 위해 설립하는 법인이다. 대규모 인프라 금융에서는 자금 조달 주체와 위험 부담 범위를 구분하기 위해 자주 쓰인다. 이번 논의도 칩 공급, 리스 계약, 채권 발행, 보증 구조를 한데 묶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반도체 납품 계약과 다르다.

이번 논의는 브로드컴이 이미 공개한 AI XPV 플랫폼의 연장선에 있다. 브로드컴은 6월 9일 아폴로, 블랙스톤과 함께 AI XPV 플랫폼 출범을 발표했다. 블랙스톤은 당시 발표문에서 이 플랫폼이 2028년까지 20기가와트가 넘는 컴퓨팅 용량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로 확인된 초기 거래 규모는 350억 달러(약 48조6850억원)다. 아폴로는 6월 9일 발표문에서 초기 자금이 앤트로픽의 1기가와트 이상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본지도 앞서 브로드컴의 AI 칩 금융 구조가 리스와 신용보강을 결합한 자본시장 조달 모델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의 핵심은 칩 공급사가 단순 납품자에 머물지 않고 고객의 장기 리스와 금융 조달까지 묶어 설계한다는 점이다. 앤트로픽 같은 AI 모델 기업은 대규모 칩과 데이터센터 용량을 직접 매입하는 대신, 장기 리스와 부채 조달을 결합한 방식으로 연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AI 인프라 경쟁은 반도체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모델 개발사는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칩 공급사와 금융사는 이 수요를 담보로 자본시장 조달 구조를 설계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현금흐름과 부채 부담을 동시에 키우는 배경이다.

브로드컴의 역할도 커졌다. 회사는 맞춤형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솔루션을 공급하는 동시에 대규모 부채 구조에서 보증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AI 인프라 경쟁이 반도체 공급 경쟁을 넘어 자금 조달 구조 경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잠시드 에흐사니(Jamshid Ehsani) 아폴로 파트너는 6월 9일 발표문에서 “AI 컴퓨팅은 계약 현금흐름, 필수적 용도, 심화되는 수급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금융의 새 자산군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AI 칩과 컴퓨팅 용량이 금융상품의 기초 자산처럼 다뤄지는 흐름을 설명한다.

다만 600억 달러 이상 조달안은 아직 협의 단계다. 공식 발표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로 확인된 기존 축은 350억 달러 초기 트랜치와 앤트로픽의 1기가와트 이상 컴퓨팅 인프라 확장이다.

이번 협의가 앤트로픽과 오픈AI(OpenAI) 등 AI 기업의 인프라 확보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조달 조건과 보증 범위가 확정된 뒤 판단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브로드컴, 아폴로, 블랙스톤이 AI 컴퓨팅 인프라를 장기 자본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이미 공식화했고, 그 규모가 추가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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