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수 한은 부총재 취임, 물가·금융안정 강조

| 강이안 기자

권민수 한국은행 신임 부총재가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다.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성장 흐름은 나아졌지만, 물가와 가계부채·주택가격 부담은 여전히 한은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는 판단이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21일 공개한 취임사에서 “반도체 호조로 성장세는 예상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물가는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고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을 중심으로 금융불균형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그는 한은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재는 이를 위해 거시경제 분석과 경기판단 역량을 높이겠다고 했다. 통화정책 수단과 시장 커뮤니케이션도 계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정책 판단이 물가, 성장, 금융안정 위험을 함께 보며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외환시장 대응도 별도 과제로 제시했다. 권 부총재는 “금융·외환시장 대응 역량을 높이고 원화 국제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성과를 이어가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과제에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세계국채지수는 주요국 국채가 편입되는 글로벌 채권지수다. MSCI 선진지수는 글로벌 투자자가 시장 분류와 자산 배분을 참고할 때 활용하는 대표 지수다. 권 부총재의 발언은 원화 자산의 국제 접근성을 높이는 과제를 금융안정 관리와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구조 개선도 취임사에 포함됐다. 권 부총재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살피겠다고 했다.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디지털화폐, 지급결제 인프라 발전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개방과 원화 국제화 과정에서 금융안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체계도 함께 정비하겠다고 했다. 원화 거래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외환시장 변동성과 자본 이동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권 부총재의 취임은 한은 내부 인사와 통화정책 운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행 부총재는 총재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금융통화위원회 당연직 위원을 겸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등 통화신용정책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한국은행은 20일 권민수 부총재보가 신임 부총재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21일부터 3년이다. 권 부총재는 1970년생으로 휘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권 부총재는 1995년 한은에 입행한 뒤 경제통계국, 외화자금국, 뉴욕사무소, 국제국 외환시장팀장, 외자운용원장을 거쳤다. 2024년 5월부터는 국제금융·협력 담당 부총재보로 일했다.

권 부총재는 대외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기구와 중앙은행 협력체에서 한은이 논의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경제가 마주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의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번 취임사는 유상대 전 부총재의 퇴임 직후 나왔다. 본지는 앞서 유 전 부총재가 3년 임기를 마치며 중앙은행의 신뢰 회복과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유 전 부총재가 맡았던 부총재와 금융통화위원 임기는 20일 끝났고, 권 부총재는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한은의 정책 환경은 물가와 금융안정이 동시에 걸린 국면이다. 본지는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며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근거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권 부총재의 첫 메시지도 같은 축 위에 놓였다.

권 부총재는 취임사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나 금리 수준에 관한 구체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임기 첫 메시지는 물가 안정, 금융안정, 원화 국제화, 대외 소통 강화에 맞춰졌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