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CEO “메모리 없는 AI 없다”

| 김민준 기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MU)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의 수요 구조와 고객 협업 방식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오늘날 메모리 없는 AI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AI 시스템은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메모리의 가치, 그 방정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발언은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지에 있는 마이크론 본사 인근 신규 생산시설에서 나왔다. 이 시설은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추진하는 2500억 달러(약 349조원) 규모 투자 계획의 일부다.

마이크론은 공식 자료에서 미국 내 팹과 기술 투자를 2035년까지 25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미국 내 D램 생산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목표도 제시했다.

첫 아이다호 팹은 2027년 중 웨이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아이다호와 뉴욕,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AI 메모리 수요가 데이터센터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회는 데이터센터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자율주행차, 로봇, AI 지원 소비자 기기 등에서도 갈수록 더 많은 양의 메모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메모리를 AI 시대의 ‘핵심 전략 인프라’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AI 시스템이 고성능 연산 장치뿐 아니라 대용량·고속 메모리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마이크론의 설명은 메모리 산업이 과거처럼 가격 경쟁과 경기순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주장에 가깝다. 기존 고객은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공급사를 고르는 방식에 무게를 뒀지만, AI 시스템에서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초기 설계 단계부터 맞춰 개발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메흐로트라 CEO는 “우리는 고객들의 제품 개발 주기 초반부터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메모리가 자신들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가치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마이크론이 실제 공급할 수 있는 규모보다 약 50% 더 많은 물량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능력보다 수요가 앞서 있다는 회사 측 판단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 발언은 마이크론이 최근 반복해 온 장기계약 논리와도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마이크론이 16건의 전략고객계약을 완료하고 AI 메모리 수요를 전면에 세웠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약은 D램 물량의 약 20%, 낸드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기계약은 메모리 업체가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고객이 AI 서버와 고성능 기기용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장치로 제시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논점이 적용된다.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커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경쟁은 단순 출하량보다 공급 안정성, 고객 맞춤형 설계, 장기계약 구조로 옮겨갈 수 있다.

다만 마이크론의 발언이 메모리 경기순환 종료를 뜻하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AI 수요가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회사 측 주장은 강하지만, 실제 공급 확대와 가격 흐름은 향후 투자 집행과 고객 계약 이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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