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MU)가 인공지능(AI) 수요 확산과 장기 공급계약을 앞세워 메모리 반도체 경기순환 우려를 반박했다. 데이터센터에 집중됐던 메모리 수요가 스마트폰, PC, 차량, 로봇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시간 21일 공개된 CNBC 인터뷰에서 메모리가 AI 인프라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인터뷰성 낙관론을 넘어 회사가 최근 실적 공시와 투자 발표에서 반복해 온 사업 논리를 다시 확인한 성격이 강하다.
마이크론은 6월 2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 자료에서 매출 414억5600만 달러(약 57조6700억원), 비GAAP 기준 희석 주당순이익 25.1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500억 달러(약 69조5500억원)에서 위아래 10억 달러 범위로 제시했다.
같은 자료에서 메흐로트라는 "AI 시대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가 실적과 전망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년 전략고객계약이 마이크론 실적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16건의 전략고객계약을 완료했으며, 이는 DRAM 물량의 약 20%와 NAND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계약에는 매우 큰 고객 4곳과 중형 고객 3곳이 포함됐다.
장기계약은 메모리 산업의 오래된 약점인 ‘호황 뒤 침체’ 논쟁과 맞물린다. 메모리 업체는 통상 수요가 급증할 때 설비를 늘리고, 이후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겪는 경기순환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로이터는 6월 25일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AI 수요를 배경으로 장기계약을 앞세워 메모리 경기순환 우려를 낮추려 한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당시 고객들이 메모리 공급 확보를 위해 220억 달러(약 30조6020억원)를 약정했다고 밝혔다.
전략고객계약은 고객이 일정 기간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계약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AI 서버와 고성능 기기용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장치로 제시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엔비디아($NVDA) 중심의 AI 반도체 논의가 메모리 공급망으로 옮겨가는 흐름과 연결된다. 본지는 앞서 AI 메모리 실적 경쟁에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맞붙은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메모리 업황 해석도 단순한 반도체 경기순환보다 AI 서버 수요, 고객 장기계약, 계약가격 흐름을 함께 보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본지도 앞서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메모리 업황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생산능력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7월 9일 미국 내 투자 계획을 2035년까지 2500억 달러(약 347조750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뉴욕 클레이 공장의 첫 콘크리트 타설은 원래 계획보다 1분기 이상 앞서 이뤄졌다고 회사는 밝혔다. 마이크론 미국 확장 페이지에는 CHIPS Act 직접 지원이 최대 64억 달러(약 8조9024억원)로 적혀 있다.
다만 반대 논리도 남아 있다. 마이크론의 장기계약과 AI 수요 설명은 경기순환을 완화하려는 근거지만, 해당 계약과 투자 계획이 실제 가격 변동을 얼마나 줄일지는 이후 실적에서 확인돼야 한다.
시장 반응도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마켓워치는 8월 18일 AI·반도체주 조정 속에서 마이크론이 포함된 메모리주가 7~9%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터뷰의 핵심은 단기 주가 방향보다 메모리가 AI 인프라에서 어떤 지위를 갖는지를 둘러싼 기업 측 주장과 시장의 검증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론의 다음 실적에서는 장기계약이 매출 예측성과 수익성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확인 대상이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