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달 들어 국고채를 1조5380억원 순매도했다. 매도는 2년물과 3년물 등 중단기 구간에 몰렸고, 10년 이상 장기물에서는 순매수 흐름이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장외 투자자전체 거래 종합은 21일 기준 외국인의 이달 국고채 순매도 규모를 1조5380억원으로 집계했다. 외국인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14조원, 12조원 이상 국고채를 사들였고 지난달에도 약 1조5000억원 순매수했지만, 이달에는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순매도 상위 종목은 만기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도래하는 단기물이었다. 외국인은 내년 3월 10일 만기인 국고 25-1호를 4956억원 순매도했다.
올해 12월 10일 만기인 국고 23-10호도 4902억원 팔았다. 현 2년물 지표물인 국고 26-1호 순매도 규모는 2292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재정거래 유인이 줄어든 점이 단기물 매도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1년 스와프 베이시스는 전일 기준 -19.00bp로 역전 폭을 줄였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의 차이다. 값이 작아질수록 재정거래 유인이 커지는데, 지난 6월 12일 -54.50bp까지 확대된 뒤 7월부터 축소 흐름을 보였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재정거래 유인이 안 좋아진 지 꽤 된 것 같다"며 "지난달부터 단기물 위주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단기 구간에서 환헤지 비용과 채권 수익률을 함께 따지는 투자자들의 계산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도 "재정거래가 거의 역캐리 수준까지 갔다보니 외국인이 단기물을 버틸 수가 없다"며 "지금은 수급이 다소 전환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도 단기물 수요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재정거래 유인 축소에 더해 통화정책 방향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최종금리 레벨이 점점 더 가시화되면 방향이 바뀔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로 크게 메리트는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물 흐름은 달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0년물 지표물인 국고 26-2호를 6944억원 순매수했다.
20년물 지표물인 국고 25-9호는 5940억원, 10년물 지표물인 국고 26-6호는 4884억원 사들였다. 단기채를 줄이고 장기채를 늘리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앞선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수하는 것 자체는 듀레이션 관점에서는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며 "외국인이 한국 채권시장을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을 전체 순매도만으로 보기보다 만기별 방향을 나눠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재정경제부는 8월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 규모를 17조원으로 정했다. 만기별로는 2년물 3조3000억원, 3년물 3조6000억원, 5년물 3조원, 10년물 3조원, 20년물 4000억원, 30년물 2조8000억원, 50년물 8000억원, 물가연동국고채 1000억원이다.
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집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긴 초장기물은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의 수요, 입찰 물량, 외국인 매매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본지는 앞서 초장기 국고채 금리와 외국인 수급 흐름이 함께 확인할 변수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재정경제부가 8월 국고채를 17조원 발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고채 수급 변화는 원화 금리와 유동성 환경을 통해 위험자산 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은 국내 국고채 매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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