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도 국고 3년 금리 7.7bp 올랐다

| 이도현 기자

달러-원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63.20원 하락했지만 국고 3년 민평금리는 같은 기간 7.7bp 올랐다. 원화 강세가 채권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던 기존 흐름이 약해지면서 환율과 금리가 서로 다른 신호를 내는 국면이 됐다.

연합인포맥스는 달러-원 환율과 국고 3년 금리의 동조화가 최근 추세를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달러-원 환율은 7월 2일 1555.80원에서 전 거래일 1392.60원으로 내려 서울장을 마쳤다.

하락 폭은 163.20원이다. 같은 기간 국고 3년 민평금리는 3.745%에서 3.822%로 7.7bp 상승했다.

통상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부담을 낮추고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압력을 완화하는 재료로 읽힌다. 이 경우 단기 국채 금리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환율 하락에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환율은 달러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 가격이다. 달러-원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른 것으로 해석되지만,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전망과 물가, 성장, 수급, 금융안정 판단을 함께 반영한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서 환율 비중이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상대 전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하락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금통위원들이 여유를 가질 수는 있다”면서도 “한은 입장에서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결정의 중심이 환율보다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에 놓여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도체 가격과 유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환율이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채권시장 참여자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이처럼 폭락해도 금리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며 “올해처럼 반도체 가격이나 유가 변동성이 클 때는 환율이 물가나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생각보다 미약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금리는 당분간 환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금통위의 결정 변수에 경제 성장과 물가가 있다고 공언됐고 통화 당국이 워낙 호크한 만큼 투심이 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서는 환율 하락이 금리 상승 폭을 일부 제한했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한 은행 채권 딜러는 “그나마 환율이 빠져서 금리가 이 정도 수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며 “유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주가도 상당 부분 회복했으며 부동산도 여전히 과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환율은 별도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달러 가격이 같아도 원화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달러 표시 자산의 가격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달라지면 원화로 계산한 금액은 바뀐다고 전했다. 이번 흐름은 달러 가격, 원화 환율, 국내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본지 보도에서도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와 국내 증시, 환율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환율 및 주식 흐름이 채권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구조는 유지되지만, 그 영향의 크기는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환율 하락이 금리 경로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과 이후 국고채 금리 움직임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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