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대에 머물면서 영국·독일 등 해외 장기채와 장기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뚜렷해졌다. 미국 국채가 글로벌 장기자금의 사실상 독점 선택지였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천(Fortune)은 미국 국채가 최근 수십 년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해외 채권과 더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30년물 수익률이 21일 5.276%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 기준 21~22일 영국 30년 만기 길트 수익률은 5.8090%, 독일 30년물은 3.7620%로 나타났다. 비교 기준은 모두 30년물이다.
포천은 일본 30년물 수익률도 4%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라 저지(Ira Jersey)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이제 미국 30년물 수익률은 다른 모든 주권채와 경쟁해야 한다”며 “미국이 더 이상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장기채의 상대 매력이 금리 수준만으로 보장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장기금리는 만기가 긴 채권의 수익률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 폭도 커진다. 연기금과 보험사처럼 장기 부채를 안고 있는 투자자는 통상 만기와 통화, 환헤지 비용, 신용도 등을 함께 비교해 장기채를 고른다.
이번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 자체의 수급 문제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AP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대규모 국채 공급이 함께 작용했다고 정리했다. 해외 장기채 수익률이 함께 오르면서 글로벌 자금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처도 늘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40조 달러(약 5경5440조원)를 넘었고, 회계연도 첫 10개월 이자비용은 9310억 달러(약 1290조원)에 달했다. 국채 발행 부담과 이자비용 증가는 장기물 투자자가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미국 재무부는 장기물 시장 안정을 위해 10~20년, 20~30년 구간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4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조치가 2026년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고 전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시장 운영 조치다.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부담을 덜어 유동성을 보강하는 성격이 강하며, 재정적자 축소나 구조적 금리 하락을 직접 보장하는 장치는 아니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환매 확대에도 장기금리와 달러 불안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환매 확대는 장기물 시장의 유동성을 보강하는 조치지만, 재정 부담과 국채 수요 문제를 해소하는 대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상반된 해석이 붙었다. AP는 높은 수익률이 주식, 금, 가상자산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위험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커뮤니티권 보도에서는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가 유동성 신호로 해석되며 비트코인(BTC)에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본지도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와 BTC 반응을 둘러싼 엇갈린 해석을 다룬 바 있다.
이번 흐름을 미국 국채 수요 붕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AP는 장기금리가 올랐지만 채권시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볼 정도의 속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 재정 부담, 해외 장기채 수익률, 인플레이션 경계가 겹친 결과로 보는 것이 무리 없는 해석이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조치는 2026년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이후 장기금리와 BTC를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은 각 거래 시점의 금리 수준, 달러 흐름, 국채 수급에 따라 다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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