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캐리 18% 수익, 연초에도 1.3% 올랐다

| 강이안 기자

달러를 빌려 고금리 신흥국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2025년 18% 수익률을 기록한 뒤 2026년 초에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 약세와 금리차, 낮은 변동성이 겹치며 신흥국 통화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됐다.

블룸버그(Bloomberg)는 8개 신흥국 통화 수익률을 추적하는 지수가 2025년 18% 올랐고, 2026년 1월 말 기준 연초 대비 1.3%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달러 차입 캐리 트레이드가 2008년 이후 최장 연속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통화나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 차입 부담이 낮아지고, 투자 대상 통화가 버티면 금리 차 수익이 쌓인다. 반대로 달러가 급반등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포지션이 빠르게 풀릴 수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8월 13일 2분기 외환 보고서에서 달러가 중국 위안화와 여러 고수익 신흥국 통화에 대해 약세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고수익 신흥국 통화가 캐리 트레이드 전략에 자주 쓰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달러 흐름은 통화권별로 갈렸다. 달러는 선진국 통화에는 강세와 약세가 엇갈렸지만, 신흥국 고수익 통화에는 약세를 보였다. 금리 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조달 통화인 달러가 약해지면 캐리 거래의 수익 조건은 개선된다.

연방준비제도는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당시 표결은 9대 3이었고, 베스 해맥·닐 카시카리·로리 로건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8월 19일 공개된 의사록에는 시장이 7월 회의에서 인상 가능성을 약 3분의 1로 반영했고, 9월 회의까지 0.25%포인트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사록은 같은 기간 달러가 완만하게 강세였다고도 적었다.

이 대목은 캐리 트레이드의 양면을 보여준다. 신흥국 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수익률은 개선된다. 그러나 미국 금리 기대가 다시 올라가면 달러 조달 비용과 환율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크립토 시장에는 직접 재료라기보다 달러 유동성과 위험자산 선호를 거쳐 영향을 주는 거시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주요 크립토 자산은 달러 유동성 변화와 위험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다만 캐리 트레이드 강세가 특정 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달러 약세, 신흥국 고금리, 낮은 변동성이 같은 방향으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기관 시각도 엇갈렸다.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씨티그룹(Citigroup) 전략가들이 2025년 랠리의 연장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다. 반면 로이터 브레이킹뷰스(Reuters Breakingviews)는 1월 14일 칼럼에서 프런티어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 거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4년 8월 시장 변동성 확대와 정책 기대 변화가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처럼 자금 조달 통화가 급등하고 투자 통화가 급락하면, 느리게 쌓인 수익이 짧은 시간에 되돌려질 수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캐리 트레이드는 환율과 위험자산 흐름을 함께 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방향이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 흐름과 맞물릴 수 있다고 짚었다. 달러 가격이 같더라도 환율 변화는 국내 투자자가 체감하는 원화 기준 수익률을 바꾼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도 캐리 수익률은 별도 변수로 다뤄져 왔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 선물 캐리 수익률과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을 비교한 바 있다. 다만 외환 캐리와 크립토 선물 캐리는 구조와 참여자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거래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캐리 트레이드의 다음 변수는 달러 방향, 연준 금리 기대, 외환 변동성이다.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 회의까지 미국 금리 전망이 다시 바뀌면 달러 조달 여건과 신흥국 통화 수익률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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