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권 7%대 금리, 우량등급도 정크본드값 냈다

| 정민석 기자

미국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채권이 투자적격 등급을 받고도 7%대 수익률로 발행되고 있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회사채 시장으로 번지면서 신용등급과 실제 조달비용 사이의 간격이 커졌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적격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이 하이일드 투자자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24일 오전 10시 59분 한국시간으로 이 내용을 전했다.

QTS 리얼티트러스트(QTS Realty Trust)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MSFT)와 연결된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39억 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투자적격 등급을 받았지만 발행 수익률은 약 7.23%였다.

지난달 블랙록(BlackRock)이 메타(Meta·META)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텍사스 프로젝트를 위해 발행한 125억5000만 달러(약 17조4000억원) 규모 투자적격 채권도 7.534% 수익률로 팔렸다. 이 거래는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와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주관했다.

두 거래의 수익률은 중간 등급 정크본드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투자적격이라는 등급만으로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규모와 구조, 공급 물량이 만든 위험 프리미엄을 충분히 낮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등급 자체보다 시장 수요다. 두 거래 모두 인수단은 투자적격 채권 투자자뿐 아니라 하이일드 투자자에게도 채권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슈바이처(Stephen Schweitzer) 애드번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하이일드 투자자들이 우량 기술기업 채권 시장의 ‘관광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들이 BB급 수익률로 채권을 내놓으면 투자자들이 이를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봤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낮아 통상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투기등급 채권을 뜻한다. 반대로 투자적격 채권은 상대적으로 부도 위험이 낮다고 평가받지만, 프로젝트 금융에서는 임차인, 전력 확보, 장기 계약 구조, 향후 공급 물량이 금리 산정에 함께 반영된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커진 점도 금리 부담을 키웠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기업들은 올해 데이터센터 등 AI 투자를 위해 이미 4100억 달러(약 568조원) 이상을 차입했다.

빅테크는 그동안 자체 현금흐름과 자기자본으로 투자를 충당해 왔지만, AI 데이터센터는 토지와 전력, 서버, 냉각 설비가 한꺼번에 필요한 선행투자형 사업이다. 투자 회수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채권시장은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오라클(Oracle)과 스페이스X(SpaceX)의 우량채권이 정크본드 수준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다시 채권시장을 찾을 경우 투자자는 이전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정크본드 시장은 우량채권 시장보다 작다. 연합뉴스는 미국 정크본드 시장이 약 1조5000억 달러(약 2078조원) 규모로 우량채권 시장의 5분의 1도 안 된다고 전했다.

뱅가드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8000억 달러(약 1108조원)로 예상했다. 2027~2030년에는 매년 1조 달러(약 1385조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는 앞서 빅테크 회사채 발행과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는 AI 투자 경쟁이 현금흐름과 신용지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 규모가 2026년과 2027년에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AI 데이터센터 금융은 이미 고수익채권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본지는 코어위브 연계 AI 데이터센터 고수익채권 발행 준비 사례를 전했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고리는 금리다. 장기금리와 기업 차입비용이 높아지면 위험자산 전반의 할인율도 함께 올라가며, 비트코인(BTC)처럼 이자나 배당이 없는 자산은 유동성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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