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전쟁도 평화도 아닌’ 교착 상태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추가 경제 압박 예고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가 맞물리면서 테헤란 내부의 외교 노선 논쟁이 다시 전면에 섰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연설에서 미국과의 양해각서에 “항복에 해당하는 조항은 하나도 없다”며 “최고지도자가 정책을 정하고 우리는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이란이 양보할 뜻은 없지만, 전쟁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했다.
발언의 초점은 협상론과 항복론을 분리하는 데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충돌을 끝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국내 강경파가 제기할 수 있는 굴복 논란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경제 디데이’를 예고한 직후 나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을 겨냥한 2차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베센트 장관은 “그들과 거래를 계속하겠다면 미국 재무부와 미국 정부는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본토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외부 주체까지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국과 직접 거래한 제3국 기업·기관에도 금융·무역상 불이익을 주는 조치다. 통상 달러 결제망과 미국 금융시장 접근이 압박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원유, 해운, 금융 거래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하고 있다. AP는 미·이란 전쟁이 6개월째에 가까워졌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전과 고립 조치를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제재 압박이 반복된 방식이라고 반발했다. 양측이 협상 필요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핵 문제와 해협 통항 조건을 둘러싼 간극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갈등의 핵심 지점이다. 알자지라는 평시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고 전했다.
이란과 오만은 선박 통항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조건을 받아들여야 해협 재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경파의 반발도 이어졌다. 모센 레자이(Mohsen Rezaei)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은 새 미국 경제 조치를 지지하는 국가는 이를 ‘전쟁 행위’로 보겠다고 경고했다.
레자이 수장은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하는 다른 원유 수송로도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제재 동참국과 해상 물류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은 경제난을 더는 무시하기 어렵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아나돌루통신은 그가 이란 관리들이 거의 매일 교착 상태를 벗어날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란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방식의 합의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시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해상로라는 점에서 에너지 수급 변수로 거론된다.
앞서 본지는 아랍에미리트가 이란 무역·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한 흐름을 전했다. 또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종전 언급과 호르무즈 협상 정체를 다루며 제재와 원유 수송로 문제가 함께 움직이는 구도를 짚었다.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직접 영향은 이번 발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의 추가 제재가 실제로 어떤 국가와 업종을 겨냥할지는 베센트 장관의 발표 이후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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