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한 펀드에서 금 보유 비중이 3주 사이 두 배로 늘어 5% 상한에 도달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불확실성과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약화가 금 배분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PANews는 24일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George Efstathopoulos)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금 비중을 높였다고 전했다. 에프스타토풀로스 매니저는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계속 낮아질 경우 금 배분 상한을 더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연준 7월 회의 이후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대거 매도한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장기 금리 자체보다 금리가 왜 오르는지를 따지는 기관투자자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프스타토풀로스 매니저는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는 연준의 신뢰 부족과 정책 불확실성 심화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금 비중 확대가 단순한 금리 변동이 아니라 정책 신뢰 문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채 환매 확대도 논란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그는 이 조치가 "수익률 상승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수익률을 조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금이 주목하는 핵심은 수익률 상승 자체가 아니라 수익률이 왜 상승하는가이다"라고 말했다. 장기 국채 시장에서 금리 수준보다 재정과 통화정책의 신뢰 문제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장기채 환매는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장기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조치다. 통상 시장 유동성을 보완하고 특정 만기 구간의 수급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재정적자와 장기물 수요가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정책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번 발언은 장기채 시장의 유동성 보완 조치가 금 가격 판단과 맞물려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수준보다 수익률 상승의 원인을 따지는 시각이 금 배분 판단에 반영된 셈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어서 금리 상승기에는 보유 매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시장이 금리 수준보다 정책 신뢰와 통화 가치 훼손을 더 크게 의식할 때는 안전자산 성격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 이번 사안은 금 가격 자체보다 달러와 미 국채의 안전자산 기능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 유동성은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과 기관 포트폴리오 조정에 함께 영향을 준다.
크립토 시장도 이 흐름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지 않다. 본지는 앞서 미 국채 장기금리 상승과 차환 위험이 크립토 시장에 간접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피델리티는 크립토 상품에서도 기관 자금 흐름을 설명할 때 자주 거론되는 운용사다. 모건스탠리가 피델리티 비트코인 펀드 보유량을 늘린 사실도 기관 포트폴리오 변화의 한 사례로 다뤄진 바 있다.
다만 이번 금 비중 확대는 개별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운용 판단이다. 피델리티가 회사 차원에서 금을 매입했다거나 비트코인(BTC) 등 디지털 자산의 매수·매도 판단을 제시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발언은 일부 운용자가 금리 수준뿐 아니라 정책 신뢰와 통화 지위 문제를 함께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금 배분 상한을 추가로 높일지는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변화에 대한 운용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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