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금융 민간기업의 달러 순매도 규모가 1년 새 3.7배로 늘었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확대가 24일 달러-원 환율 연저점 경신 흐름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비금융 민간기업 외환거래 금액’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비금융 민간기업의 현물환·선물환 매도액은 2천635억9천만 달러(약 365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1천536억7천만 달러(약 213조원)보다 71.5%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외환 매수액은 1천242억 달러(약 172조원)에서 1천539억4천만 달러(약 213조원)로 23.9% 증가했다. 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순매도액은 지난해 2분기 294억7천만 달러(약 41조원)에서 올해 2분기 1천96억5천만 달러(약 152조원)로 확대됐다.
상반기 전체로도 매도 우위가 뚜렷했다. 올해 1분기 기업의 외환 매도액은 2천15억2천만 달러(약 279조원), 매수액은 1천242억7천만 달러(약 172조원)였다.
상반기 전체 매도액은 4천651억1천만 달러(약 644조원), 매수액은 2천782억1천만 달러(약 385조원)였다. 순매도액은 1천869억 달러(약 259조원)로 지난해 상반기 584억9천만 달러(약 81조원)의 3배를 웃돌았다.
비금융 민간기업은 금융기관과 공공기업을 제외한 기업을 뜻한다. 이번 거래액에는 현물환뿐 아니라 선물환 거래도 포함됐다.
선물환 매도는 장래 받을 달러를 미리 정한 환율로 원화로 바꾸는 거래다. 외환시장에서는 향후 달러 공급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현물 달러가 즉시 시장에 풀리는 거래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 달러 매도 증가는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른 뒤 외환시장 수급 안정이 정책 현안으로 떠오른 흐름과 맞물렸다. 정부는 6월 주요 수출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수출대금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를 요청했다.
시장에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대금 유입 등이 달러 공급 확대 요인으로 거론됐다. 본지도 앞서 서울 정규장 이후에도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최근 흐름은 선물시장 수급과도 이어진다. 본지는 외국인이 달러 선물을 3주째 순매도하면서 선물 가격이 현물환의 단기 흐름을 먼저 흔드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달러-원 환율은 7월 8일 한 달여 만에 1,500원을 밑돈 뒤 8월 19일 1,400원 선을 하향 돌파했다. 24일에는 장중 1,376.50원까지 내려가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는 지난해 9월 17일 장중 저점 1,375.70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역외 매도세가 함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달러-원 환율 안정은 외환당국의 노력뿐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달러 수입에 따른 공급 확대가 기여한 바가 크다”며 “AI·반도체 수출 실적이 달러 유입으로 환율을 안정시키고 다시 국내 투자로 연결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제도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달러 매도는 최근 환율 하락 구간의 한 축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자료는 현물환과 선물환을 함께 집계한 만큼 실제 달러 공급이 환율에 미친 영향은 거래 구조별로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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