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이 엔비디아(Nvidia, NVDA) H100과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료에 연동되는 컴퓨트 선물 2종을 10월 5일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 거래 개시는 규제 심사 통과가 전제다.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과 실리콘데이터(Silicon Data)는 8월 11일 발표에서 'Silicon Data H100 Rental Index Futures'와 'Silicon Data B200 Rental Index Futures'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계약은 월 단위 GPU 임대 비용과 연결되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 규칙을 적용받는다.
컴퓨트 선물은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장비가 아니라 가격 변동을 관리할 수 있는 입력재로 다루는 상품이다. GPU를 직접 인도받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시점의 임대료 지수를 기준으로 정산하는 파생상품에 가깝다.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은 공식 상품 안내에서 AI와 디지털 인프라 확대가 컴퓨팅 용량을 중요한 사업 비용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산 용량을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자산군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피트 키비(Pete Keavey)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 에너지·환경상품 글로벌 총괄은 발표문에서 “컴퓨트는 AI 시대의 통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이 AI 개발사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비용을 헤지하는 데 필요한 투명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데이터는 이 구조에서 기준가격을 제공한다. 회사는 일간 GPU 임대가격 지수, 선도곡선, 성능 벤치마크, 대체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설명해 왔다.
실리콘데이터는 같은 날 시리즈A 초기 마감에서 3050만 달러(약 422억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투자에는 CME벤처스, DRW, F-프라임, 삼성넥스트, 반에크, 점프, 윈터뮤트 등이 참여했다.
컴퓨트 선물 시장은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만 추진하는 영역은 아니다.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와 Ornn은 5월 19일 GPU 컴퓨트 선물 계약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와 Ornn의 상품은 Ornn 컴퓨트 가격지수(OCPI)를 참조하는 달러 표시 현금결제 구조다. OCPI는 체결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며 H100, H200, B200, RTX 5090 등 GPU 유형을 포함할 수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8월 19일 컴퓨트 파생상품 상장에 관한 공개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의견 수렴 범위에는 현물 컴퓨트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시장 감시, 조작 우려, 고객 보호, 무기한 컴퓨트 선물이 포함됐다.
이는 상품 등록 절차를 넘어 시장 구조 전반을 들여다보는 단계다. AI 연산 자원 가격이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쓰일 수 있는지, 그 가격이 충분히 대표성을 갖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본지는 앞서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이 GPU 임대료 연동 선물 출시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쟁점은 출시 발표 자체보다 규제 심사와 기준가격 경쟁으로 옮겨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과 실리콘데이터는 렌탈 지수를 앞세우고,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와 Ornn은 체결 기반 현물 지수를 내세운다. 기준가격 설계 방식의 차이가 향후 유동성과 시장 참여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 요인도 남아 있다. 실리콘데이터는 GPU 시장이 공급자, 지역, 기종, 계약 조건에 따라 분절돼 있고 장기물은 하드웨어 세대교체 위험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H100 선물이 실제 조달 계약의 가격 변동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는 베이시스 리스크도 지적됐다. 한 연구는 표준화된 H100 지수 하나가 모든 참여자에게 같은 헤지 효과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고, 서로 다른 H100 지수 간 상관성이 충분하지 않으면 벤치마크 선택 자체가 별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컴퓨트 선물은 AI 인프라 비용을 금융시장 안에서 다루려는 초기 실험이다. 10월 5일 일정은 확정 개시일이 아니라 규제 심사를 전제로 한 목표일이며, CFTC의 공개 의견 수렴 이후 상장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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