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유조선 왕복 277억원…정제유는 멈췄다

| 이준한 기자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의 왕복 통항 비용이 약 2,000만 달러(약 277억원)로 제시됐다. 중동산 원유는 할인 가격을 바탕으로 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제유는 운송비 부담이 커지며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는 패트릭 푸야네(Patrick Pouyanné)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TTE)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ONS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오늘 원유는 호르무즈해협을 매우 조용히, 공개적이지 않게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토탈에너지스가 이라크와 카타르 원유를 거래하는 주요 업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박 소유주가 위험 항로 운항을 받아들여야 해 쉽지 않은 거래라고도 했다.

그가 제시한 핵심 수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의 호르무즈해협 왕복 비용이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VLCC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 돌아오는 데 약 2,000만 달러가 들며, 이는 배럴당 약 10달러(약 1만3,840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VLCC는 통상 대량의 원유를 한 번에 싣는 대형 선박이다. 이번 발언에서는 1척당 약 200만 배럴을 기준으로 배럴당 추가 비용이 계산됐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이 비용이 이란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용의 성격은 항로 위험을 감수하는 선박 확보와 운송 부담으로 풀이된다.

페르시아만 안쪽 원유 가격은 배럴당 50~60달러(약 6만9,200~8만3,040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생산자들이 원유를 시장에 내보내려 하기 때문에 브렌트유 가격이 아니라 이 가격에 판매된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당시 배럴당 92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할인된 원유 가격이 높은 운송비를 일부 흡수하면서 원유 이동은 계속되는 구조다.

정제유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정제유 운반선은 원유운반선보다 작아 같은 위험을 통과할 때 배럴당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에서 나오는 정제유 탱커는 단 한 척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해협 리스크라도 원유와 정제유의 선박 규모 차이가 가격 구조를 갈라놓고 있다는 뜻이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는 푸야네 최고경영자가 호르무즈 경유 정제유 공급 감소를 하루 300만 배럴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정제유 공급 감소도 최대 하루 300만 배럴로 제시됐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원유 시장은 약세 요인이 있는 반면 정제유 시장은 강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소비자가 이 부담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잇는 중동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이 급감한 뒤 일부 선적이 재개된 흐름을 전했다.

운송비 상승은 선박 시장에도 이미 영향을 줬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해협 위기가 유조선 가격과 용선료를 끌어올린 흐름을 보도했다.

토탈에너지스는 대체 수송로 투자도 언급했다. 푸야네 최고경영자는 바그다드와 시리아를 잇는 송유관, 아부다비와 푸자이라를 연결하는 송유관 확대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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