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함께 운영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이 40명으로 줄었다. 2026학년도 100명에서 60% 감소한 규모다.
연합인포맥스는 25일 카이스트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가 모집 규모 축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3월 31일 공지에서 2027학년도부터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Ⅰ·Ⅱ를 단일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으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와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학과 설치 협약을 맺고 2023학년도부터 2027학년도까지 매년 100명 안팎, 총 500명 규모의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은 2027학년도까지이며, 양측은 학과 운영 연장을 위한 재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모집 축소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반도체 계약학과의 2027학년도 전체 선발 인원도 전년보다 60명 줄었다. 전자신문은 진학사의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분석을 인용해 전체 선발 인원이 460명이며, 감소분은 카이스트 모집 인원이 100명에서 40명으로 조정된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배충식 카이스트 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원이 줄어든 것은 회사가 요구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정책, 그러니까 인력 보충 정책에 의한 것이라서 저희가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모집 인원 조정의 직접 배경이 학교보다 기업의 중장기 인력 계획에 있다는 설명이다.
배 총장은 “산업 동향 차원에서 봐줘야 할 것 같다”며 “KAIST는 학사 조직이 만들어졌으면 최대한 지속해서 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노력할 것이고, 삼성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계약학과가 기업 수요와 학사 운영 사이에서 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학생 규모도 당초 양성 목표에는 못 미쳤다. 대학알리미 집계로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재학생은 2024년 117명에서 2025년 121명으로 4명 늘었다.
이는 2023학년도부터 매년 100명 안팎을 선발해 2027학년도까지 500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과 차이가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기존 전형에서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지원자가 무학과 지원자들과 함께 평가됐고, 합격자 일부가 의대나 다른 상위권 대학을 선택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지원 수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카이스트 입학처의 2026학년도 전형별 경쟁률 자료에서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Ⅰ은 30명 안팎 모집에 186명이 지원해 6.20대 1을 기록했다.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Ⅱ는 70명 안팎 모집에 234명이 지원해 3.34대 1이었다. 두 전형에는 총 420명이 지원해 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특정 산업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다. 학생에게 장학금과 취업 연계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교육 과정을 학과 운영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삼성전자 계약학과다. 학과 안내에는 등록금 4년 전액 지원, 기숙사비와 계약장학금 등 지원, 과정 완료 시 삼성전자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직무 입사 보장이 제시돼 있다.
다만 삼성전자 입사를 위해서는 삼성전자대여장학생 시험 통과와 졸업 성적 요건 등이 필요하다. 연합인포맥스는 학생들이 2학년 2학기부터 삼성 대여장학생 선발에 응시하고 일정한 학업 요건을 충족해야 삼성전자 입사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이번 조정은 반도체특별법 시행으로 인력 양성 지원 체계가 넓어지는 흐름과는 다른 방향의 움직임이다. 반도체 업황과 정책 지원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도 기업별 채용 계획과 계약학과 운영 규모는 별도로 조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이스트와 삼성전자의 기존 계약은 2027학년도까지다. 양측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운영 연장을 위한 재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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