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비트코인(BTC)을 현금화하지 않고 ETF 지분으로 바꾸는 현물 이전형 전환 거래를 50억 달러(약 6조9150억원) 넘게 처리했다. 신규 현금 순유입이라기보다 기존 BTC 보유분이 월가 ETF 구조 안으로 옮겨진 흐름에 가깝다.
블룸버그는 블랙록이 IBIT의 직접 전환 최소액을 2500만 달러(약 346억원)에서 100만 달러(약 14억원)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는 일반 개인투자자가 거래소에서 ETF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승인참가자(AP)와 기관 고객이 실제 BTC를 넣고 ETF 지분을 받는 인카인드 생성·환매 경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5년 7월 29일 비트코인·이더리움(ETH)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해 AP의 인카인드 생성과 환매를 허용했다. SEC는 이 방식이 기존 현금 기반 생성·환매보다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IT도 2025년 7월 31일 개정 등록신고서 효력 발생 뒤 이 구조를 공식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비트와이즈도 같은 날 자사 비트코인·이더리움 ETP에 인카인드 생성·환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인카인드 전환은 ETF 시장의 기본 운영 구조와 맞닿아 있다. 통상 ETF는 승인참가자가 기초자산이나 현금을 넣고 대량의 ETF 지분을 만들거나, 반대로 ETF 지분을 돌려주고 기초자산을 받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의 괴리를 좁힌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이 구조가 보관 방식의 선택지로도 작동한다. 직접 지갑에 BTC를 보유하던 기관이나 고액 자산가가 매도와 재매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ETF 지분으로 보유 형태를 바꾸는 통로가 생기기 때문이다.
핵심은 50억 달러가 IBIT로 새 현금이 들어왔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지는 앞서 IBIT의 현물 이전형 전환 누적 규모가 50억 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환액은 기존 BTC가 셀프커스터디에서 규제된 ETF 틀로 이동한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블랙록 공식 IBIT 페이지는 2026년 8월 25일 기준 펀드 순자산을 606억5081만7483달러(약 83조9000억원)로 표시했다. 같은 시점 바스켓 금액은 178만8793.04달러(약 25억원), 바스켓 비트코인 수량은 22.65 BTC였다.
SEC 공시상 IBIT 한 바스켓은 4만 주 단위다.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100만 달러 문턱은 바스켓 자체가 줄었다는 의미보다, 인카인드 전환에 접근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이 낮아졌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자금 흐름도 이어졌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2026년 8월 25일 IBIT는 2억8440만 달러(약 3933억원) 순유입을 기록했고, 같은 날 미국 비트코인 ETF 전체 순유입은 3억1430만 달러(약 4348억원)였다.
다만 일간 순유입과 현물 이전형 전환은 구분해야 한다. 전자는 현금이 ETF로 들어오거나 빠져나간 흐름이고, 후자는 이미 보유하던 BTC를 ETF 지분으로 바꾸는 구조다.
보안 이슈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콜드카드 제조사 코인카이트는 2026년 8월 20일 보안 업데이트에서 기존 취약 펌웨어에서 생성된 시드는 업데이트만으로 안전해지지 않으며, 새 시드 생성과 자금 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X에서 콜드카드 사건 이후 여러 ETF에 매일 유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해석을 제시했다. 다만 콜드카드 사고와 IBIT 전환 수요 사이의 직접 인과는 단정하기 어렵다.
더블록은 같은 기간 이더 ETF도 2억4490만 달러(약 3387억원)를 유입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전용 하드웨어 지갑 이슈만으로 전체 ETF 수요를 설명하기에는 근거가 제한적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변화는 가격 전망보다 상품 구조 변화로 읽히는 사안이다. 개인은 대체로 거래소를 통해 ETF를 매매하지만, 기관성 자금은 보관·회계·세금 처리와 내부 통제까지 함께 따져 보유 방식을 결정한다.
미국 현물 암호화폐 ETF 시장은 가격 방향보다 보관 방식, 세금 처리, AP 운영 구조를 둘러싼 경쟁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블랙록과 비트와이즈의 인카인드 도입 이후 시장의 비교 기준도 단순 수수료에서 전환 접근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