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RCL) 주가가 26일 뉴욕증시에서 2.29% 내린 89.91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온체인 결제와 토큰화 예금 인프라를 공식화하면서 유에스디코인(USDC)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다시 평가받는 흐름이다.
스톡애널리시스는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를 바탕으로 서클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89.91달러에 마감했다고 집계했다. 장중 저가는 87.02달러, 거래량은 1506만2364주였고, 한국시간 27일 오후 6시 21분 장외거래에서는 92.39달러로 반등했다.
주가 약세 배경으로는 은행권의 디지털 달러 경쟁 가능성이 거론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은행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다시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식 발표로 확인된 은행권 프로젝트는 공개형 스테이블코인 발행보다 토큰화 예금 결제망에 가깝다.
클리어링하우스(The Clearing House)는 5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온체인 머니'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구상은 은행 예금을 토큰화해 은행 간 청산·결제를 지원하고, 실시간 결제망 RTP와 대액 결제망 CHIPS 같은 기존 법정화폐 결제망을 블록체인 기반 활동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뒀다.
토큰화 예금은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환경에서 이동 가능하게 만든 형태다. 별도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은행권이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유에스디코인과 테더(USDT) 같은 기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경쟁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
은행권의 이해관계도 이 지점에 걸려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과 유사한 보상 구조를 갖추면 은행 예금이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본지는 앞서 미국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 강화를 요구한 흐름을 전했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통 금융권 접점을 늘리고 있다. 서클은 5일 2분기 실적에서 유에스디코인 유통량이 733억 달러(약 101조원)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유에스디코인 온체인 거래량은 14조8000억 달러(약 2경468조원)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유통량 수치만으로 성장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체인별 발행, 환매, 기관 결제 수요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유에스디코인 유통량 증가폭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린 흐름을 전했다.
서클은 7월 10일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전국 신탁은행 설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클 내셔널 트러스트는 개설 뒤 서클과 계열사를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유에스디코인 준비금 관리 기능도 맡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전통 금융기관과의 연동도 확대되고 있다. 서클은 BNY와 스탠다드차타드의 유에스디코인 관련 서비스 확대를 내세우며 기관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이 경쟁자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탁, 결제, 준비금 관리 영역에서 협력 축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자체 블록체인 Arc도 다음 확인 지점이다. 서클은 Arc 공개 메인넷 출시 목표일을 9월 16일로 제시했다. 블랙록, DTCC, 갤럭시, 마스터카드, 머니그램, 스탠다드차타드, 비자 등이 검증자 명단에 포함됐다.
월가 평가는 엇갈렸다. 번스타인은 목표주가 140달러와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시스퀘하나는 목표주가를 92달러로 올리면서도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경쟁 심화 가능성과 기관 인프라 확장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셈이다.
시장 구조상 공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은 쓰임새가 완전히 같지 않다. 유에스디코인은 공개 블록체인에서 거래소, 결제, 디파이 영역을 오가지만, 토큰화 예금은 은행 예금의 연장선에서 규제와 청산 체계를 따라 움직인다. 어느 쪽이 더 넓게 채택될지는 실제 사용처와 규제 문구에 달려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 흐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결제, 은행권 수탁 논의와 맞닿아 있다. 국내 사업자들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은행 예금 기반 토큰화 모델을 어떻게 구분해 제도권에 넣을지가 관건이다.
은행권의 움직임은 서클에 단순 악재로만 정리되기 어렵다. 공식화된 일정은 9월 16일 Arc 공개 메인넷 출시이며, 이후 은행권의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여부와 토큰화 예금 결제망의 실제 사용 범위가 유에스디코인 경쟁 구도를 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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