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부담에도 7만900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최근 반등은 선물 레버리지 재확대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유입과 숏 포지션 청산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7월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근원 PCE 물가지수가 3.3% 올랐다고 밝혔다. 두 지표 모두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물가가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인 2%를 웃돌면서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부담은 이어졌다.
로이터는 PCE 발표 뒤 30일물 연방기금선물이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약 44%로 반영했다고 전했다. 반면 배런스는 이번 수치가 9월 인상 가능성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같은 지표를 두고도 시장의 해석은 금리 부담 재부각과 기존 전망 유지 사이에서 갈렸다.
비트코인은 8월 26일 장중 7만9251.60달러(약 1억971만원)까지 올랐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최근 7일간 23% 오른 뒤 7만9000달러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물가와 금리 경로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가격 흐름은 급락보다 조정에 가까웠다.
현물 자금 흐름은 반등의 핵심 축이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 집계에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8월 25일 3억1430만 달러(약 4353억원), 8월 26일 2억3220만 달러(약 3216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블랙록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는 같은 기간 각각 2억8440만 달러(약 3939억원), 2억80만 달러(약 2781억원)가 들어왔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은 최근에도 순유입이 이어지는 흐름으로 다뤄졌다. ETF 순유입은 해당 상품으로 들어온 자금이 빠져나간 자금보다 많다는 뜻이다. 다만 하루 순유입만으로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현물 거래와 파생상품 포지션, 거시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글래스노드(Glassnode) 계열 공개 분석은 8월 19일 숏 청산이 2019년 이후 최대 단일일 청산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구간 청산의 85%는 숏 포지션이었고,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코인 기준 11% 줄었다. 청산된 숏 포지션이 새 롱 포지션으로 빠르게 대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레버리지 재축적보다 포지션 정리에 가까웠다.
숏 청산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손실 확대로 강제 정리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매수 주문이 발생하면 가격 상승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미결제약정이 함께 줄었다면 새 투기 포지션이 쌓인 장세라기보다 기존 포지션이 털린 장세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가 강조한 현금 유입도 이 맥락에 놓인다.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수치는 글래스노드 분석의 미국 현물 ETF 창출 22억3000만 달러(약 3조886억원), 파사이드의 일별 ETF 순유입, 서클(Circle)이 표시한 8월 24일 기준 유에스디코인(USDC) 유통량 736억 달러(약 101조9360억원)이다. 단일 지표 하나가 아니라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함께 본 해석이다.
유에스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통상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 대기성 유동성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쓰인다. 다만 유통량이 곧바로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어서 ETF 유입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반등이 곧바로 추세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글래스노드 공개 채널은 비트코인 회복이 거시 모멘텀, ETF 유입, 선물 흐름의 지지를 받았다고 적으면서도 약한 현물 흐름과 차익실현이 매도 압력을 키운다고 짚었다. 같은 분석은 8만3000~8만6000달러 구간을 주요 저항대로 제시했다.
코인데스크도 트레이더들이 7일간 23% 상승 뒤 차익실현에 나섰고, 파생상품 데이터가 급격한 추세 전환보다 횡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정리했다. 이는 현물 수요가 가격을 받치고 있지만 단기 매물과 파생상품 만기 부담이 함께 남아 있다는 뜻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비트코인 가격 자체보다 수치의 기준 시각과 출처가 중요하다. 온체인 활동과 ETF 자금, 파생상품 청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흐름은 앞선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이번에도 ETF 유입, 숏 청산, PCE 부담이 동시에 작용해 단일 지표만으로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
다음 확인 지점은 옵션 만기다. 코인데스크는 8월 28일 오후 5시 한국시간 더리비트(Deribit)에서 비트코인 옵션 약 8만1700개, 64억4000만 달러(약 8조9194억원)어치가 만기된다고 전했다. 7만5000달러와 8만달러 행사가에 수요가 몰린 만큼, 현물 수요가 옵션 만기 이후에도 유지되는지가 단기 흐름을 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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