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토큰화 상품 13개, 자오 발언과 맞물렸다

| 이도현 기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공동창업자가 홍콩을 Web3 금융의 거점으로 평가하며 실물자산 토큰화와 증권 온체인화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자오는 27일 홍콩에서 열린 ‘Freedom of Money’ 북클럽 행사에서 홍콩의 금융 중심지 지위, 금융기술 인재, 중국 본토와의 인력 이동, 제도 연결성을 Web3 분야의 강점으로 들었다. 이번 발언은 바이낸스의 신규 사업 발표라기보다 홍콩 시장과 온체인 금융 흐름에 대한 개인 견해로 풀이된다.

차이신은 자오가 행사에서 “최근 RWA 발전이 비교적 빠르며, 이는 이전에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증권 온체인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RWA는 주식, 채권, 통화,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다루는 구조를 뜻한다.

자오는 전통 증권시장의 진입 장벽도 거론했다. 계좌 개설이 어렵고 거래 시간이 제한되며 국가별 접근성이 갈리는 구조에서는 온체인 발행과 거래가 소규모 자본시장 국가와 기업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의 정책 흐름도 이 발언의 배경이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4월 20일 토큰화된 SFC 승인 투자상품의 2차 거래를 시범 허용하는 규제 틀을 발표했다. SFC는 당시 자료에서 2026년 3월 기준 홍콩에서 13개 토큰화 상품이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됐고, 토큰화 클래스 운용자산이 1년 새 약 7배 늘어 107억 홍콩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다만 SFC의 새 틀이 모든 증권의 전면 토큰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적용 범위는 SFC 승인 투자상품, 허가받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유동성·공시·투자자 보호 장치에 한정된다. 홍콩이 제도권 안에서 토큰화 상품의 2차 거래를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토큰화 상품은 기존 금융자산의 권리와 거래 기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통상 발행, 보관, 이전, 결제 과정이 디지털 장부와 스마트계약 위에서 처리된다. 제도권 금융기관에는 결제 효율과 유통시장 확장성이, 투자자에게는 접근성 개선이 주된 논의 지점이다.

이번 발언은 자오가 게임스톱 주식 토큰화 상품과 관련해 블록체인 기반 유틸리티 토큰 발행 필요성을 언급했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자오는 특정 기업 주식의 토큰화와 실사용 목적의 토큰 발행을 연결해 언급했다. 이번 홍콩 발언은 같은 논의를 특정 시장의 제도 환경과 연결한 것이다.

탈중앙화거래소(DEX)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체인캐처는 자오가 유니스왑(UNI), 팬케익스왑(CAKE), 하이퍼리퀴드(HYPE)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인프라와 사용자 인식이 성숙했다고 봤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규제 압력이 더 약해질 경우 국제 플랫폼과 미국향 플랫폼의 분리가 더 쉬워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DEX는 중앙화 거래소가 주문과 보관을 맡는 구조와 달리 온체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다만 KYC 적용 범위와 규제 완화 여부는 관할 당국의 공식 문서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자오의 발언은 정책 결정이 아니라 업계 인사의 해석에 가깝다.

같은 날 홍콩에서는 Bitcoin Asia 2026도 열렸다. 행사 공식 사이트는 27~28일 홍콩에서 150명 이상 연사가 참여한다고 안내했고, 연사 명단에 자오를 올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장 분위기가 AI 열풍과 크립토 침체에 눌려 있었다고 전하면서도, 자오가 비트코인(BTC)이 금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냈다고 보도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홍콩 현지와 중국계 크립토 매체들은 자오의 발언을 홍콩의 Web3 허브 경쟁력, RWA 확산, 증권 토큰화 가속으로 해석했다. 반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Bitcoin Asia 2026 현장의 열기가 과거보다 약해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은 본지가 앞서 보도한 자오의 동남아 크립토 라이선스 패스포팅 지지와 함께 지역별 가상자산 제도 경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선 발언이 역내 허가 체계의 효율성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SFC 승인 상품의 2차 거래 틀과 DEX 규제 논의가 함께 놓였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토큰화 증권과 가상자산 거래 규제의 경계가 관전 포인트다. 한국에서도 토큰증권 제도화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실제 상품 유통과 투자자 보호 장치 설계는 관할별로 다르게 진행된다. 홍콩 사례는 제도권 승인 상품을 먼저 대상으로 삼는 점에서 무허가 토큰 발행과 구분된다.

자오의 메시지는 홍콩의 Web3 경쟁력, 실물자산 토큰화 확산, DEX 규제 환경을 한데 묶었다. 실제 시장 영향은 홍콩 SFC의 적용 범위, 허가 플랫폼의 상품 상장, 각국 규제 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달라진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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