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RCL)을 둘러싼 기업가치 논쟁이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 수익에서 결제·정산 인프라 확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져도 경쟁 심화와 금리 민감도가 서클의 가치를 누를 수 있다는 시각과, 기존 유동성이 네트워크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아르테미스(Artemis)는 21일 공개한 분석 글에서 서클의 선점 효과와 유동성 기반 네트워크 효과가 과소평가됐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는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2030년 1조 달러(약 1378조원)를 넘을 수 있고, 유에스디코인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유지하면 서클의 수익 구조가 준비금 이자 수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논쟁의 출발점은 오픈스탠더드(Open Standard)다. 오픈스탠더드는 14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새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USD)를 내세웠다. 스트라이프(Stripe),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코인베이스($COIN), 블랙록 등이 참여 명단에 거론됐다.
오픈USD 구상은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포 파트너와 나누는 구조를 앞세웠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새로운 경쟁 압력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아르테미스는 그러나 컨소시엄 방식이 곧바로 기존 유동성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발행사는 늘었지만 테더와 서클이 여전히 큰 공급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거래소·애플리케이션·블록체인을 가로지르는 유동성은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발행사는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이용자는 거래소, 지갑, 결제 서비스에서 이를 달러 대체 결제 수단처럼 쓴다. 이 구조에서는 단순 발행량뿐 아니라 상환 신뢰, 거래소 상장, 온체인 유동성, 결제망 연동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서클의 공식 수치도 이 논쟁의 배경이다. 서클은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유에스디코인 유통량이 분기 말 733억 달러(약 101조원), 2분기 온체인 거래량이 14조8000억 달러(약 2경394조원)였다고 밝혔다. 총매출과 준비금 수익은 7억100만 달러(약 9660억원)였다.
회사는 2분기 발표에서 아크(Arc) 공개 메인넷 출시일을 9월 16일로 제시했다. 앞서 본지는 유에스디코인 유통량이 서클의 매출 기반과 맞물린다고 보도했다.
서클페이먼츠네트워크(Circle Payments Network·CPN)도 관전 지점이다. 서클은 2분기 말 기준 CPN의 최근 30일 연환산 거래 규모가 147억 달러(약 20조2566억원)였고, 참여 금융기관은 175곳이라고 밝혔다.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는 7월 31일 기준 CPN 연환산 거래 규모가 230억 달러(약 31조6940억원)에 이르렀다는 설명도 나왔다.
제러미 알레어(Jeremy Allaire) 서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2분기 발표에서 “우리는 인터넷 금융 시스템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서클이 유에스디코인 발행을 넘어 결제, 실물자산, 기관 정산 인프라를 함께 묶으려 한다는 회사 측 설명과 맞닿아 있다.
아르테미스는 2030년 유에스디코인 점유율 20%, 금리 2%를 가정하면 서클이 이자 수익 40억 달러(약 5조5120억원)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결제·정산 사업과 아크 수수료 수입을 더하면 매출 50억 달러(약 6조8900억원), 시가총액 500억 달러(약 68조9000억원)도 가능하다는 계산을 제시했다.
이 계산은 특정 조건을 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 공급 증가율, 유에스디코인 점유율, 금리 수준, CPN 거래 규모, 아크 사용량이 모두 가정대로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주가나 기업가치의 확정 전망으로 볼 수는 없다.
오픈USD의 경쟁 효과도 아직 실제 유통량과 사용처로 확인돼야 한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많다는 사실은 배포망 확대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이용자가 보유 자산과 결제 경로를 바꾸려면 유동성, 상환 편의성, 거래소 지원이 함께 따라야 한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 안의 달러 대체재를 넘어 결제·정산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는지다. 본지는 앞서 유에스디코인 순환량·거래량 지표는 테더의 이용자 지표와 1대1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쓰임이 넓어질수록 발행사 경쟁은 수익 배분과 결제망 장악력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서클의 플랫폼 전환 성과는 앞으로 유에스디코인 유통량, CPN 결제 거래 규모, 아크 출시 이후 사용량으로 확인될 문제다. 현재 확인된 다음 일정은 9월 16일로 제시된 아크 공개 메인넷 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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