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스디코인(USDC)이 올해 온체인 회전율에서 테더(USDT)를 10배 수준으로 앞섰다. 스테이블코인 전송 규모는 조 단위로 커졌지만, 대형 전송량의 상당 부분은 개인 결제보다 플래시론,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조정, 중앙화거래소 입출금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 연구진은 2026년 기준 유에스디코인의 연환산 조정 공급 회전율이 741배로, 테더의 74배보다 높다고 밝혔다. 같은 분석에서 올해 스테이블코인 조정 전송액은 41조7000억 달러(약 5경7463조원)로 집계됐다.
회전율은 유통 중인 자금이 온체인에서 얼마나 자주 이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발행량이 잔액의 크기를 보여준다면, 회전율은 같은 잔액이 시장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돌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올해 유에스디코인 조정 전송 규모는 32조 달러(약 4경4096조원)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테더는 8조 달러(약 1경1024조원), 19%였다. 유에스디코인의 전송 우위는 2024년 조정 전송량에서 테더를 넘어선 뒤 올해까지 이어진 흐름으로 제시됐다.
다만 전송액이 크다고 결제 사용이 같은 폭으로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인메트릭스는 베이스(Base), 이더리움(ETH), 트론(Tron)에서 고빈도 계약과 거래소 지갑을 표시해 전송 구성을 나눴고, 분류 항목을 △플래시론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공급 △중앙화거래소 자금 흐름으로 구분했다.
베이스의 유에스디코인 전송은 특정 계약에 강하게 집중됐다. 베이스 유에스디코인 전송량의 90% 이상이 세 개 계약을 거쳤고, 전체 기간 기준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공급이 69%를 차지했다. 플래시론 비중은 23%였다.
6월에는 하루 플래시론 전송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89조원)를 넘은 날도 있었다. 베이스는 낮은 수수료와 유에스디코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고빈도 자동화 전략이 반복적으로 실행되기 쉬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더리움 위 유에스디코인은 플래시론 쏠림이 더 컸다. 플래시론이 전송량의 65%를 차지했고,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공급은 0.3%, 중앙화거래소 자금 흐름은 2%였다. 이더리움의 깊은 유동성과 대형 대출 시장이 플래시론과 차익거래에 맞는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더는 체인별 구조가 달랐다. 이더리움 기반 테더 전송에서는 플래시론이 46%, 중앙화거래소 자금 흐름이 9%였다.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공급은 0.3%로 제시됐다.
트론 기반 테더에서는 플래시론과 탈중앙화거래소 유동성 공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확인된 중앙화거래소 자금 흐름은 19%였고, 나머지 약 80%는 분류되지 않은 활동으로 남았다. 저비용 전송망으로 쓰이는 트론의 성격이 거래소 입출금과 기타 송금성 흐름에 반영된 구조다.
이 차이는 한국 투자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유에스디코인은 디파이와 자동화 전략에서, 테더는 거래소 입출금과 저비용 전송망에서 더 자주 관측됐다. 본지는 앞서 유에스디코인이 거래량 지표에서 강점을 보인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서클(Circle)은 2026년 2분기 재무자료에서 유에스디코인의 2분기 온체인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14조8000억 달러(약 2경394조원)였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 증가가 곧바로 결제 사용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자금 보관, 전송, 정산 수단으로 쓰인다. 통상 대형 전송량에는 거래소 간 정산, 담보 이동, 유동성 재배치, 차익거래가 함께 섞인다. 표면 전송액만으로 개인 결제나 기업 간 결제 비중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장은 결제와 디파이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본지는 최근 서클이 플라스마에 유에스디코인 전송 경로를 추가한 사례를 보도했다. 발행사와 체인, 거래소, 지갑 사업자는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어느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따져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코인메트릭스 분석은 미분류 전송량 안에 결제, 브리지 이동, 재무 운용, 기타 정산 활동이 함께 남아 있다고 봤다. 현재 확인된 수치만 놓고 보면 스테이블코인의 대형 온체인 전송은 소비 결제보다 시장 내부 유동성 배치와 재조정, 차익거래, 거래소 정산의 성격이 더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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