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2022년 이후 알트코인 1천236개를 새로 상장하고 430개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상장과 퇴출이 동시에 빠르게 늘면서 거래소의 상장 심사와 사후 관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 말까지 5대 거래소의 알트코인 신규 상장은 중복 포함 1천236개였다. 빗썸 집계 기준일은 8월 18일이며, 같은 기간 거래 지원이 종료된 알트코인은 430개였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BTC)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뜻한다. 거래 지원 종료는 거래소가 해당 가상자산의 매매 지원을 중단하는 절차로, 주식시장의 상장폐지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이번 430개에는 2022년 이전 상장됐다가 해당 기간 퇴출된 알트코인도 포함됐다. 단순 비교하면 신규 상장 수의 3분의 1을 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532개사가 새로 상장했고, 감사 의견 미달 등을 이유로 76개사가 상장폐지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퇴출 비율이 전통 증시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부실 자산을 걸러내는 기준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거래소별로는 빗썸이 426개를 상장하고 134개의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코인원은 337개 상장, 157개 퇴출이었고 업비트는 219개 상장, 42개 퇴출로 집계됐다.
코빗은 148개를 상장하고 30개를 제외했다. 고팍스는 106개를 상장하고 67개의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신규 상장 대비 퇴출 비율은 고팍스가 63.2%로 가장 높았다. 코인원은 46.6%, 빗썸은 31.5%, 코빗은 20.3%, 업비트는 19.2%였다.
업비트의 거래 지원 종료 사유는 이용자 피해가 28개로 가장 많았다. 기술·보안 문제 8개, 법규 위반과 발행 주체의 신뢰성 부족이 각각 2개였고 기타 사유도 2개로 집계됐다.
상장 후 1년도 버티지 못하고 거래 지원이 종료된 알트코인은 38개였다. 빗썸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코인원 11개, 고팍스 5개, 코빗 4개, 업비트 2개 순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은 투자자 접근성을 넓히고 거래량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거래 지원 종료가 잦아지면 해당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유동성 축소와 가격 변동 위험을 떠안게 된다.
거래 유치 경쟁도 함께 지적됐다. 코빗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33일간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운영했고, 이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706억6천만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보다 1,520.8% 늘었다.
이벤트 종료 직후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301억원으로 57.4% 줄었다. 수수료 무료 정책이 단기간 거래대금 확대에는 영향을 줬지만, 이벤트 종료 뒤 거래가 줄어든 셈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코빗 직원들과 만나 “알트코인 200∼300개 상장해서 고객 80∼90%가 물을 먹었더라”며 “그건 범죄행위다. 그렇게 하고 회사가 돈을 버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거래소의 상장 수익과 이용자 손실 사이의 책임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발언이다.
박성훈 의원은 “거래소 배만 불리고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코인 상장 ‘폭탄 돌리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제4차 가상자산위원회에서 ‘상장빔’과 ‘좀비코인’에 대응하기 위한 거래지원 모범사례 개정안을 논의했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자율규제안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구조가 이미 강화됐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신규 상장 심사와 거래 지원 종료 기준을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할지가 남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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