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억달러 토큰화 주식 거래, 기준마다 달랐다

| 김하린 기자

토큰화 주식이 최근 90일 동안 탈중앙거래소(DEX)에서 159억 달러(약 21조4650억원) 규모로 거래됐다는 집계가 나왔다. 주식 노출을 온체인에서 사고파는 시장은 커졌지만, 공개 자료마다 집계 범위가 달라 단일 수치로 시장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크립토브리핑은 2026년 9월 6일 기준 토큰화 주식의 최근 90일 DEX 거래량이 159억 달러였고, DEX 현물 시장 내 비중이 2025년 말 0.1%대에서 2026년 4%대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는 6월 24일 하루 거래량이 5억6500만 달러(약 7630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솔라나(SOL)가 이 가운데 5억5330만 달러(약 7470억원)를 처리해 97.8%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수치의 맥락은 자료마다 다르다. 크립토브리핑은 2026년 3분기 거래량을 78억 달러(약 10조5300억원), 12개월 누적 DEX 거래량을 137억 달러(약 18조4950억원)로 제시했다. 최근 90일 거래량 159억 달러와 12개월 누적 거래량 137억 달러가 함께 등장하는 만큼, 집계 대상과 산식이 서로 다를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공식 자료도 시장 확대 흐름은 뒷받침한다. 디파이디벨롭먼트(DeFi Development Corp)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2분기 주주서한에서 솔라나의 토큰화 주식 처리액이 88억 달러(약 11조8800억원)였고, 전분기보다 325%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문서는 솔라나의 2분기 점유율을 56%, 6월 점유율을 70%로 적었다.

BNB체인도 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 BNB체인은 6월 26일 공식 블로그에서 토큰화 주식과 ETF 709개 이상이 자사 생태계에서 제공되고, 누적 거래량이 50억 달러(약 6조750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시장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3500억원)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래량의 성격이다. 코인게코는 2026년 9월 보고서에서 토큰화 주식 현물 거래를 75억 달러(약 10조1250억원), 무기한계약 거래를 3763억 달러(약 508조원)로 나눠 제시했다. 보고서는 상위 10개 자산이 거래량의 76.6%를 차지한다고 적었다.

현물 거래와 무기한계약 거래는 같은 시장 규모로 단순 합산하기 어렵다. 현물은 토큰화된 주식형 노출을 직접 사고파는 거래에 가깝고, 무기한계약은 만기 없이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파생상품 구조다. 거래가 늘었더라도 유동성이 여러 자산과 체인에 넓게 퍼진 성숙 시장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토큰화 주식은 주식이나 ETF의 가격 변동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구현한 상품이다. 다만 구조는 발행사와 플랫폼별로 다르다. 실제 주식 보유를 기초로 한 담보형, 가격 노출만 제공하는 합성형, 배당이나 의결권 처리 방식이 다른 상품이 함께 쓰인다.

한국 독자에게 더 중요한 대목은 토큰화 주식이 실제 주식과 같은 권리를 주느냐다. 로빈후드($HOOD)는 스톡 토큰이 기초 증권에 대한 경제적 노출을 제공하지만, 해당 증권의 법적·수익적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또 미국, 캐나다, 영국, 스위스 거주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로빈후드는 스톡 토큰이 기초 주식으로 1대1 담보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담보와 주주권은 별개다. 배당도 현금으로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당 발생 시 토큰 승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안내돼 있다.

이는 투자자가 전통 주식을 보유할 때 기대하는 의결권, 직접 소유권, 관할권 보호와 다른 구조다. 로빈후드는 7월 1일 뉴스룸에서 로빈후드 체인 메인넷과 스톡 토큰을 공개하며 24시간 거래와 디파이 담보 활용을 내세웠지만, 권리 구조는 별도 확인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업계의 이해관계도 갈린다. BNB체인은 토큰화 주식과 ETF를 자사 생태계의 성장축으로 내세우며 자산 수와 누적 거래량을 강조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글로벌 이용자에게 미국 주식형 노출을 제공하는 통로로 스톡 토큰을 밀고 있다.

반면 기존 상장사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는 법적 권리와 표시 방식이 쟁점이다. 더블록, 배런스, 야후파이낸스는 애덤 애런(Adam Aron) AMC 최고경영자(CEO)가 로빈후드의 AMC 스톡 토큰화를 강하게 비판했고,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 로빈후드 CEO가 이에 맞섰다고 전했다. 토큰화 주식이 단순한 거래 편의성 문제가 아니라 발행사 동의와 투자자 오인 가능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토큰화 주식 시장은 1억1400만 달러 규모 운용자산을 기록한 거래소 상품140만명 보유자 지표가 부각된 흐름을 거치며 크립토 시장의 주요 실물자산(RWA) 소재로 떠올랐다.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토큰화 주식의 발행 규모와 보유자 수는 늘었지만, 거래 기준과 권리 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쟁점이 됐다.

이번 90일 거래량 논쟁은 발행 규모보다 실제 거래와 담보 활용, 권리 구조가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주식 시장이 온체인으로 옮겨왔다’는 결론보다, 주식 노출을 거래하는 DEX 시장이 특정 체인과 특정 자산에 집중된 채 커졌다는 사실에 가깝다. 토큰화 주식이 전통 증권시장과 크립토 시장에 미칠 영향은 집계 기준, 상품 구조, 투자자 권리 문서가 더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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