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적자, 한 달 만에 절반 '뚝'…트럼프 관세 효과 먹혔다

| 김민준 기자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에서 급격히 축소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4월 기준 미국의 재화 및 서비스 무역적자는 616억 달러(약 88조 7,000억 원)로, 전달의 수정 수치였던 1,383억 달러(약 199조 1,000억 원)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폭의 감소로, 미국 경제의 수출 개선과 수입 조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번 무역수지 급변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3월 무역적자 급증은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전 제품을 앞당겨 들여오면서 발생했다. 그러나 관세 시행이 본격화되고 나서 기업과 소비자들이 수입 소비를 줄이고 기존 재고를 활용하는 데 집중하면서 4월 수입은 전월 대비 16.3%나 급감했다. 동시에 재화 수출은 62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 증가하며 무역수지 개선을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미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셰넌 그라인과 팀 퀸런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감소의 주요 원인이 급증한 수입이었다면, 2분기에는 수출 증가와 수입 조정이 오히려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반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분기 미국 GDP는 0.2% 감소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번 무역수지 회복은 2분기 반등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렌 클라츠킨 내셔널 와이드 이코노미스트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지출을 늦추고 기존 재고를 운용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관세 리스크 속에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무역수지 변화는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수입 감소를 통한 GDP 상승이라는 반사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과 가격 변동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해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관세가 본격적인 경제 지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만큼, 수출입 흐름과 재고 조정의 방향에 따라 미국 경제의 향후 반등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