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상장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통신 및 인공지능 중심의 핵심 사업 성장과 함께 일회성 부동산 개발 이익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8월 11일 공시를 통해, 2025년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조14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긴 것이다. 그동안 최고치는 2022년 1분기의 6,266억 원이었다. 별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4,687억 원으로 전년보다 30.6% 늘었다.
급격한 실적 상승의 배경에는 통신사업을 넘어 인공지능 등 신성장 분야로의 확장 노력과 함께, 서울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분양 수익이 반영됐다. 다만, 부동산 수익은 일시적 요인으로,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평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전체 매출도 연결 기준 7조4,2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으며, 별도 기준으로는 4조7,728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세부 사업별로는 통신 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확대와 이용자 증가에 따라 무선 서비스 매출은 1.6% 증가했고, 유선 매출도 1.4% 올랐다. 미디어 부문은 VOD(주문형 비디오) 이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IPTV 이용자 증가와 프리미엄 요금제 확대로 매출은 0.8% 성장했다. 기업 서비스 부문은 통신·AI·IT 사업 확장을 바탕으로 4.5%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자회사 실적도 개선됐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23% 증가했으며, KT에스테이트는 부동산 사업 확장 효과로 2% 성장했다. 금융 부문으로는 BC카드가 매입액 감소 속에서도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전년 수준의 이익을 유지했고, 케이뱅크는 예·대금 잔액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독자 개발한 한국어 초거대 AI 모델 ‘믿:음 2.0’을 활용할 방침이며,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와 국내 최초로 파트너십을 맺는 등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1조 원 이상을 보안 분야에 투자해 사이버 보안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함께 내놓았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부동산 요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KT의 사업 구성이 전통적 통신 중심에서 AI, 클라우드, 금융·부동산 등 복합 구조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적으로는 AI 기반의 기업형 서비스 확대가 수익 기반을 다변화시키며 안정적 수익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