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기존의 단순 부동산 투자에서 나아가 개발과 운영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 제도 변화의 첫 적용 사례가 등장했다. 정부는 '프로젝트 리츠'라는 새로운 유형을 도입해 부동산 개발 방식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동탄 헬스케어 리츠’와 ‘천안역세권혁신지구 재생사업리츠’ 두 건을 프로젝트 리츠 1호로 승인했다. 기존에는 부동산 개발이 주로 특수목적법인(PFV) 등으로 진행돼, 시행사가 분양만으로 수익을 추구한 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개발 완료 후 운영은 수분양자 책임으로 전가되고, 분양 중심의 이익 구조는 시장에 공급 과잉이나 투자 리스크를 초래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리츠는 자산운용사 등 민간 투자자가 숙소, 병원,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부동산을 개발한 뒤 그대로 보유하고 임대 운영까지 하며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토지·건물 등 현물을 리츠에 출자해도 양도세나 법인세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게 되면서, 세부담 문제로 개발이 지연됐던 기반 토지의 활용 가능성도 커졌다.
1호 사례 중 동탄 헬스케어 리츠는 경기도 화성시에 오피스텔과 노인복지주택, 한방병원을 짓는 민간주도형 대형 개발사업이다. 사업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한 약 18만8천㎡ 규모이며, 총 사업비는 약 2조2천억 원에 달한다. 2025년 9월 착공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며, 준공 후에는 일부 시설을 분양하고 나머지는 리츠가 임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천안역세권혁신지구 프로젝트 리츠는 지자체와 코레일,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이 함께 출자한 형태로, 주거와 산업, 인프라가 결합된 복합 개발 모델이다. 이 사업은 이미 착공되어 있으며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이 또한 리츠가 직접 운영을 맡아 지속적인 임대 수익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프로젝트 리츠가 기존 단기 수익 중심의 분양사업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장기운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부는 이같은 모델이 금리 변동이나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개발사업 전반의 위험 분산과 지속 가능한 부동산 시장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제도가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PFV 중심의 사업들 역시 리츠로 전환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국토부에 따르면 10건 이상의 프로젝트 리츠 설립 신청이 추가로 접수된 상태다. 향후 여건이 더욱 정비되면 리츠를 통한 공공·민간 협력형 개발사업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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