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출렁”…브렌트 113달러, 공급 충격 현실화

| 강수빈

중동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23일 CNBC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급등과 변동성을 동시에 나타냈다.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113.32달러로 1% 상승하며 초기 하락분을 반등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8% 오른 101.01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자국 전력망이 공격받을 경우 해당 지역의 발전소와 수자원 시설을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맞서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48시간 내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군사 대응을 시사했고 이란 의회 역시 공격 시 걸프 지역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이란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대부분의 선박 통행을 차단하며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상태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은 자국 적대국과 연관된 선박을 제외하고는 일부 통행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공급 차질을 반영해 유가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 브렌트유는 3~4월 평균 110달러로 기존 전망치 98달러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는 2025년 연간 평균 대비 약 62% 높은 수준이다. WTI 역시 3월 98달러, 4월 105달러로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이 정상 대비 5% 수준으로 제한된 상태가 4월 10일까지 이어질 경우 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공급 제약이 10주간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2008년 기록한 배럴당 147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중동 상황이 1970년대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IEA 회원국들은 3월 11일 전략 비축유 4억 배럴 방출에 합의했으며 추가 방출 가능성도 논의 중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에너지 시장 내 가격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브렌트유와 WTI 간 가격 차이는 배럴당 14달러를 넘어 수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브렌트유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반면 미국 내 내륙 저장 기반인 WTI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서 전략 비축유 방출까지 병행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 외 지역은 공급 충격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돼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