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유통협회가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커진 주유소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에 도로점용료 감면 제도 개선을 공식 건의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가격이 오르고 원화 가치 변동까지 커지면서 주유소 운영비 부담이 커졌고, 이 여파가 소비자 유류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2026년 4월 14일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주유소가 단순한 판매시설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생활 기반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이용자에게 연료를 공급할 뿐 아니라 지역 물류 이동을 떠받치고, 재난이나 비상 상황에서는 소방·구급·경찰 등 긴급차량에도 연료를 공급하는 공공적 기능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런 역할에 비해 제도적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쟁점이 된 도로점용료는 도로라는 공공시설을 일정한 목적으로 사용할 때 부과되는 사용료다. 원칙적으로 1년 단위로 매겨지며,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지정된 납부 대행 기관을 통해 납부한다. 주유소는 차량이 드나드는 진출입로가 도로 점용에 해당해 이 비용을 부담한다. 협회는 코로나19 당시 정부가 도로점용료 3개월분을 한시 감면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현재와 같은 비용 압박 국면에서도 주유소에 대해 3개월에서 6개월가량 한시 감면 조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협회는 제도 형평성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현재 전기차·수소차 충전시설은 도로점용료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지만, 주유소는 같은 교통·에너지 인프라 성격을 지니고도 감면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도로법 시행령 제73조 제2항을 개정해 주유소에도 전기차·수소차 충전시설과 같은 수준의 50% 감면 혜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기 지원을 넘어 제도 자체를 손보자는 요구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이 건의를 받아들일 경우 주유소 업계의 비용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도로점용료 감면은 공공시설 사용료를 낮추는 조치인 만큼 재정과 형평성, 에너지 전환 정책과의 관계를 함께 따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논의는 당장의 경영 부담 완화 차원을 넘어, 주유소를 전통 연료 판매업으로만 볼지 아니면 생활·물류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재평가할지와도 맞물려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