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4,755달러 금·75달러 은 '역대급 고점'… 중앙은행 탈달러·지정학 리스크가 불쏘시개 됐다

| 김서린 기자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4,755.6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고가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은 가격도 온스당 75.55달러 수준을 기록해 귀금속 전반이 높은 레벨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직전 거래일 대비 구체적인 등락 폭은 제한적이지만, 절대 가격 수준만 놓고 보면 금과 은 모두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무르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금과 은 가격은 동반 강세 국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배경 요인은 다소 엇갈리는 양상이다. 금은 중앙은행과 투자자 수요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외환보유고와 자산 방어 수단 성격이 강하다. 은은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크고 태양광·전기차 등 제조업 경기와 연동되는 특성이 있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성격이 혼재된 금속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흐름은 금이 안전자산 수요를 중심으로 지지력을 확보하고, 은이 이에 동조하면서도 산업 수요 기대를 일부 반영하는 구조로 나타난다.

뉴욕 시장에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각각 현물 가격 흐름을 상당 부분 따라가며 고점권 거래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구체적인 일일 등락률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두 ETF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자산 선호와 실물 귀금속에 대한 관심이 ETF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TF는 실물 인수·보관 없이 금·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투자심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거시·정치 환경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탈달러화 논의가 금 시장의 중요한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7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며 외환보유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고, 러시아도 서방 제재 속에서 금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이 양자 무역에서 위안화·루블화 비중을 확대하고 금을 가치 기준점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소개되면서, 시장에서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금 수요 확대가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란 전쟁 휴전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일부 완화되었음에도,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해 귀금속 수요를 떠받치는 변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물 가격과 GLD·SLV의 ETF 흐름은 실물 시장과 금융 시장의 반응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인식된다. 중앙은행과 일부 국가가 준비자산으로 실물 금을 꾸준히 매입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보다 유동성이 높은 방식으로 금·은 가격에 접근하는 양상이다.

현물 시장이 장기·구조적 수요를, ETF 시장이 보다 단기적인 투자심리와 포트폴리오 조정 흐름을 반영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현재 금과 은 가격 흐름은 전반적으로 방어적 성격이 강화된 시장 분위기를 드러낸다.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되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상대적 매력이 조정되는 가운데, 중앙은행 금 매입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비중 확대 논의와 맞물려 가격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은 역시 금 가격과 연동되면서도, 경기 민감도가 높은 점을 의식한 관망 심리가 혼재된 상태로 해석된다. 지정학 리스크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벽을 유지하려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전쟁 휴전과 같은 완화 요인과 중동·우크라이나·미·중 갈등 재점화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해,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선호가 번갈아 부각되는 혼조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TF 시장에서도 가격과 거래량이 이러한 견제와 균형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금과 은은 금리, 환율, 중앙은행 정책, 전쟁과 제재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와 달러 가치, 주요 분쟁지역의 긴장도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고가권 구간에서는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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