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외국인 주식 통합계좌 보고 제도를 손질해 최종투자자 정보 가운데 실명과 여권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암호화된 번호로 대신 제출할 수 있게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접근 문턱이 다소 낮아지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4월 30일 외국인 주식 통합계좌 가이드라인 개정을 마쳤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한 제도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는 이 통합계좌에 연결된 최종투자자의 거래 내역을 분기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실명과 여권번호 등 개인을 바로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함께 제출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보고 의무 자체는 유지하되, 제출 방식에서 개인정보 노출을 줄였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기존의 식별정보 대신 암호화된 투자자구별번호로 대체해 제출할 수 있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감시 체계는 유지되더라도 자신의 민감한 신원정보가 직접 넘어가는 데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부담이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에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당국은 다만 시장 감시 기능이 약해지지 않도록 예외 조항도 함께 뒀다. 금융당국이 특정 투자자구별번호에서 이상거래 징후를 포착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투자자의 성명과 식별번호를 다시 제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불공정거래 감시라는 두 목표를 함께 맞추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을 늘리려면 거래 편의뿐 아니라 정보보호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실무적인 개선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경이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대상 국가를 고를 때 거래 규제 수준뿐 아니라 개인정보 처리 방식도 함께 따지는 만큼, 한국 시장의 제도 환경을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하는 의미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를 세부적으로 다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효과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거래 활성화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따라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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