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사모대출 시장의 불투명성 논란에 대응해 자사 신용투자 상품의 가격 정보를 하루 단위로 공개하기로 했다. 거래가 드문 자산의 값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운용사가 스스로 평가 체계를 더 자주 드러내며 시장 신뢰를 붙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마크 로완 아폴로 최고경영자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와 직접대출, 자산유동화증권 펀드의 가격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아폴로의 신용 사업 전반을 100% 일일 가격 산정 체계로 전환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가 공급하는 대출을 통칭하는데, 공개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격 산정이 쉽지 않고 외부 감시도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사모대출 시장 전반에 대한 신용 위험 경고가 있다. 특히 높은 부채를 안고 있는 차입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레버리지 론 시장은 규모만 약 1조8천억달러에 이르는데, 경기 둔화나 산업 재편이 진행될 경우 부실이 빠르게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확산으로 사업 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겹치면서,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월가 운용사들은 고객들의 환매 요구 압박에도 직면한 상태다. 가격 정보가 자주 제시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진 펀드의 실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이런 불안은 환매 수요를 더 키울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아폴로의 이번 결정이 경쟁 운용사들에도 비슷한 조치를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모시장은 높은 수익 가능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장 가격이 매일 형성되지 않는 자산이 많아 공모시장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뚜렷했다. 아폴로가 일일 시세 제공에 나서면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도 자산 가치 변동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사모대출 시장의 평가 기준을 한층 엄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폴로는 이날 2026년 1분기 실적도 함께 공개했다. 영국 부동산 담보대출 업체 마켓파이낸셜설루션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손실이 반영되면서 자산유동화 부문은 1분기 중 1%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로는 투자 손실과 법인세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19억3천만달러 순손실을 냈다. 다만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은 1.94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89달러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 공개 확대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사모대출 시장의 신뢰 회복 장치로 작동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다른 대형 운용사들의 공시 관행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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