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11일 올해 3분기부터 범용 메모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업황이 상반기에는 강하게 개선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속도는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박유악 연구원은 개인용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부족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이 빠르게 뛰었지만, 수요가 다소 진정되면 가격 상승 폭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분기부터 범용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수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범용 메모리는 디램과 낸드처럼 서버·모바일·PC에 널리 쓰이는 일반 메모리 반도체를 뜻한다.
다만 상반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강하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66% 늘어난 87조3천억원, 영업이익은 86% 증가한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디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53%, 낸드는 75% 오르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이 시장 기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일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라인을 저전력 디램인 엘피디디알5(LPDDR5)로 돌리고 범용 메모리 판매 비중을 높이는 전략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점을 반영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의 실적 전망치를 높여 잡고 목표주가도 13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올렸지만, 이미 주가가 9일 종가 기준 168만6천원까지 오른 점을 고려해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한 단계 낮췄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흐름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5% 증가한 100조원, 매출액은 36% 늘어난 18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28년까지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33만원으로 높였으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9일 종가 기준 주가는 26만8천500원이다. 박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와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결국 이번 전망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당장 꺾인다는 뜻이라기보다, 급등 구간에서 완만한 상승 구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3분기 들어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분기 대비 7%, 삼성전자는 각각 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상승세는 이어지지만 속도는 둔화하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투자 판단에서도 단순한 가격 급등 기대보다 수요 회복의 지속성, 재고 정상화 속도, 제품 믹스 변화 같은 기초 여건을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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