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일 신임 금융통화위원이 15일 한국은행이 맞닥뜨린 통화정책 여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정책 판단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앙은행의 본래 임무인 물가 안정과 경기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라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의사결정기구의 구성원인 만큼, 이번 발언은 앞으로 통화정책을 둘러싼 고민이 상당히 깊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대외 변수다. 김 위원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에너지 가격 충격은 금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경기 측면에서는 정보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국내에서는 양극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일부 산업은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체감경기 전반이 함께 살아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내 금융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고 봤다. 김 위원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세계 금융시장의 연결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 유출입 위험에 대한 경계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를 내리면 경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집값과 대출을 다시 자극할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성장 회복이 더뎌질 수 있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딜레마를 반영한다.
김 위원은 그동안 쌓아온 거시경제 연구 경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앞서 5월 11일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금융통화위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는 5월 12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신성환 위원의 후임으로 참여하게 됐다. 은행연합회 추천 몫인 새 금통위원이 물가, 성장, 금융안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갈지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 방향과 시장의 기대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