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가계·자영업자 대출 부담 급증, 다중채무자 위기 증가

| 토큰포스트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함께 커지고 있고,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에게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전체적으로 3조2천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연간 부담 증가액은 평균 16만3천원이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6조4천억원, 0.75%포인트 오르면 9조7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번 추산은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 약 64.5%를 적용해 계산한 수치다. 변동금리는 시장금리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대출이자에 반영되는 구조여서, 금리 상승기에는 차주의 체감 부담이 더 직접적으로 커진다.

가계부채 규모 자체도 이미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천852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2019년 말 처음 1천500조원을 넘어선 뒤 전반적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2023년 말 1천764조4천억원에서 2024년 1분기 말 1천763조5천억원으로 잠시 숨 고르기를 했지만, 이후 7개 분기 연속 다시 늘었다.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같은 폭의 인상이라도 실제 상환 압박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지난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방 주택시장 회복 지연이나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겹칠 경우, 빚이 많이 늘었던 고위험 가구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짚은 바 있다.

자영업자의 사정은 더 팍팍하다.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1조8천억원 늘고, 1인당 연간 부담은 평균 약 55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3조5천억원, 0.75%포인트 오르면 5조3천억원으로 커진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1천92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0.8% 증가해 역시 역대 최대였다. 매출 회복이 업종과 지역에 따라 엇갈리는 데다, 인건비와 임대료 같은 고정비 부담도 남아 있어 자영업자는 금리 상승의 압박을 가계보다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가장 취약한 고리는 자영업 다중채무자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차주를 뜻한다. 이들은 여러 곳에서 자금을 끌어다 쓴 만큼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이자 부담은 1조1천억원 늘고, 1인당 연간 부담은 64만원 증가한다. 0.50%포인트 상승 시 2조1천억원, 0.75%포인트 상승 시 3조2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647조7천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59.3%를 차지했다. 사실상 자영업자 대출 차주 10명 중 6명꼴로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다중채무자 수는 2024년 말 168만9천명에서 지난해 말 164만4천명으로 2.7% 줄었지만,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9천만원으로 변함이 없었다.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더라도 이미 누적된 부채 규모가 워낙 커서 체감 부담은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여러 금융회사에 빚이 분산된 자영업자는 경기 둔화나 매출 부진이 겹칠 때 연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준금리 경로와 시장금리 움직임, 그리고 취약 차주를 겨냥한 금융지원 대책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금융 안정과 내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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