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자금융업은 등록 업체 수와 매출이 나란히 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중소 업체는 재무건전성 기준을 오래 지키지 못해 산업 내부의 격차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026년 5월 17일 발표한 ‘2025년 전자금융업 영업실적’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자금융업 등록 회사는 241개로 1년 전 207개보다 34개, 16.4% 증가했다.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시장 진입이 계속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전자금융업 매출액은 12조원으로 전년보다 1조6천억원, 15.4% 늘었고, 매출총이익도 3조6천억원으로 9.1% 증가했다. 거래 규모 확대가 산업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성장의 온도는 엇갈렸다. 2025년 말 전자지급결제대행, 즉 피지(PG)와 선불 잔액을 합한 규모는 14조4천억원으로 전년 말과 같았다. 이 가운데 피지 잔액은 9조9천억원에서 9조2천억원으로 7천억원 줄었고, 선불 잔액은 4조5천억원에서 5조2천억원으로 7천억원 늘었다. 피지 잔액은 결제 뒤 가맹점에 정산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쌓여 있는 자금이고, 선불 잔액은 이용자가 미리 충전해 두고 아직 쓰지 않은 돈이다. 소비자들이 간편결제 충전금이나 선불 기반 서비스 이용을 더 많이 선택한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산업 외형이 커지는 동안에도 재무 여력이 약한 사업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자기자본 요건 등 경영지도기준을 지키지 못한 전자금융업자는 29개로 전년의 28개보다 1개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매출 규모가 작고 피지·선불 잔액도 크지 않은 소규모 회사였지만, 29개사 중 21개사는 전년에도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경영 악화 등으로 장기간 기준 미준수 상태가 이어지는 업체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커져도 수익이 상위 업체에 집중되면 중소 사업자는 비용 부담과 경쟁 심화 속에서 버티기 어려워지는 구조라는 뜻이다.
실제로 매출 기준 상위 10개사가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해 전자금융업 안에서도 쏠림 현상이 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중소형 업체들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용자 자금 보호 장치는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불충전금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100% 별도 관리되고 있고, 2026년부터는 피지사의 가맹점 정산자금도 외부에서 관리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업체 경영 사정과 별개로 소비자 돈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두텁게 만든 셈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에 맞춰 전자금융업체의 재무정보 등 경영공시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법에 규정된 조치요구권을 활용해 업계 전반의 건전경영 체계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전자금융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상위사의 지배력 확대와 중소업체 구조조정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산업의 다음 과제는 단순한 거래 확대를 넘어, 이용자 신뢰를 지키면서도 사업자들의 재무 건전성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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