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시중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연 4.5%짜리 정기예금 상품까지 등장했고, 그 영향으로 수신 잔액도 다시 1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대출 쪽에서는 전반적인 금리 상승 흐름과 달리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오히려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상반된 움직임이 나타났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55%였다. 이는 2024년 11월 연 3.60% 이후 1년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연 2%대에서 3%대 초반에서 움직였는데, 최근에는 수신 경쟁이 다시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NH저축은행이 이날 연 4.5%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는 등 모두 17개 저축은행이 4%대 금리 상품을 판매했다.
이 같은 금리 인상 배경에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있다. 시중 자금이 예금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지자, 저축은행들이 고객 자금을 붙잡기 위해 수신금리를 높였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여기에 더해 앞으로 기준금리와 조달 여건이 바뀔 가능성에 미리 대응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00조6천60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867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100조원을 회복한 것은 202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대출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르는 모습이다. 4월 상호저축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일반대출 평균 금리는 연 9.62%로 전월보다 0.5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5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 대출금리도 뒤따라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저축은행권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신금리 변화가 대출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영되는 편이다.
하지만 가계 신용대출만 놓고 보면 상황은 다르다. 4월 상호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3.96%로 전월의 연 14.28%보다 0.32%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햇살론, 사잇돌대출 같은 정책금융 상품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품은 중저신용자를 지원하기 위해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공급되기 때문에 전체 평균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한은 16.5%인데, 정책금융 상품은 이보다 낮은 금리로 취급된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신용도가 높은 차주 비중이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예금 확보를 위한 금리 경쟁과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자금 유입은 다소 살아날 수 있지만, 조달비용 상승이 길어지면 일반대출 금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반면 정책금융과 상대적으로 우량한 차주 중심의 신용대출 확대가 이어지면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준금리 방향, 증시로의 자금 이동 속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