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 석유 최고가격 인하, 국내 기름값 인하 기대감

| 토큰포스트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 흐름에 맞춰 석유 최고가격을 낮추기로 하면서, 그동안 높게 유지돼 온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도 점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7차 석유 최고가격을 현행보다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소비자 부담, 재정 여건을 함께 고려해 가격 상한을 조정하고,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이를 유지할 방침이다. 조정된 7차 석유 최고가격은 이날 오후 7시에 공개된다.

이번 조정 배경에는 중동 전쟁 이후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사실상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온 흐름이 깔려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5일 오전 8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로 전쟁 직전의 72.48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69.92달러로 70달러 아래로 내려왔고, 두바이유는 67.29달러로 오히려 전쟁 전보다 낮아졌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건과 중동산 원유 공급 확대 기대가 국제 원유와 가스 가격 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내렸는데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국내 기름값은 좀처럼 빠르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5일 오전 8시 기준 리터당 2천7원, 경유는 1천998원으로 지난 4월 이후 석 달째 2천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 이전의 1천500원대에서 1천60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큰 가격이다. 이런 괴리는 주유소가 보통 2주에서 3주 간격으로 제품을 들여오는 유통 구조 탓이 크다. 이미 비싸게 들여온 재고가 먼저 소진돼야 새 국제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유 최고가격 제도 자체도 최근에는 가격 하락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지목돼 왔다. 이 제도는 지난 3월 13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국내 물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이다. 이후 3월 27일 2차 조정 때 유종별로 리터당 210원씩 상향된 뒤 지금까지 같은 수준이 유지됐다. 현재 최고가격은 휘발유 1천934원, 경유 1천923원, 등유 1천530원이다. 급등기에는 방어선이었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된 지금은 오히려 국내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에서 받쳐주는 기준선처럼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인하 조정이 실제 주유소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 폭을 감안하면 이번 7차 조정에서 유종별로 리터당 최소 100원 이상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 조정을 포함한 보다 과감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최고가격 인하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체감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노린 조치로 볼 수 있고, 앞으로는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느냐가 정책 효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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