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그룹이 2026년 처음으로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빅테크 기반 금융그룹도 전통 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의 그룹 단위 감독 체계 안에 들어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제13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다우키움, 토스 등 8개 금융그룹을 2026년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자산합계 순으로 정해진 이번 명단에서 삼성 등 6개 그룹은 2021년 제도 시행 이후 6년째, 다우키움은 2022년 이후 5년째 포함됐다. 토스는 이번에 처음 이름을 올렸고, 빅테크 금융그룹 가운데서는 첫 사례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는 한 회사가 아니라 그룹 전체 차원에서 위험을 들여다보는 장치다. 은행의 예금·대출, 보험, 금융투자처럼 성격이 다른 금융업을 함께 영위하는 그룹은 계열사 사이에 위험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구조적 위험을 미리 관리하기 위해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이 2021년부터 시행됐고, 금융당국은 매년 지정 대상을 정해 감독하고 있다. 지정 기준은 여수신업, 보험업, 금융투자업 가운데 2개 이상을 운영하면서 금융위원회 인허가나 등록을 받은 회사가 1개 이상 있고,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비주력업종 자산총액이 5조원에 못 미치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정된 그룹에는 적지 않은 의무가 따른다. 우선 그룹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를 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고, 계열사 간 위험 집중이나 위험 전이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기준도 스스로 마련해 지켜야 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중요 사항은 공시하고 당국에도 보고해야 한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그룹 자본비율은 100퍼센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감독당국도 매년 추가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 현황과 관리 실태는 3년 주기로 다시 들여다본다.
이번 조치는 토스처럼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금융영역을 넓혀온 빅테크 기업도 이제는 개별 자회사 규제를 넘어 그룹 전체의 건전성과 내부 통제 수준을 검증받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지정을 계기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율적인 위험관리 체계가 자리 잡고, 빅테크 금융그룹에 대한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감독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빅테크의 금융 확장이 계속될수록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살리면서도, 시스템 위험을 조기에 통제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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