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이 김해국제공항 내 점포와 환전시설의 임대차 계약을 일단 연장하지 않으면서, 영남권 관문 공항의 금융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 이용객이 빠르게 늘어나는 시점에 유일한 은행 운영 주체의 거취가 불확실해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단순한 점포 재계약 문제를 넘어 공공성·수익성·지역 상징성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에 입점한 부산은행 시설의 임대차 계약은 오는 10월 31일 끝난다. 현재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시설은 국제선 영업점, 출발장·도착장 환전소, 외국인 근로자 보험금 지급 창구, 국제화물 자동화기기(ATM), 국내선 라운지와 ATM 등 모두 7곳이다. 부산은행은 2019년 11월 입점한 뒤 최초 5년 계약이 끝난 이후 1년 단위로 두 차례 연장해 총 7년간 운영해왔는데, 최근에는 계약 갱신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대상 시설과 입찰 조건을 검토한 뒤 다음 달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새 사업자를 찾을 계획이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해공항에서 은행 업무를 맡는 곳이 사실상 부산은행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에서는 2017년 신한은행이 계약 기간 종료 후 철수했고, 이후 부산은행만 은행 업무를 이어왔다. 만약 부산은행이 최종적으로 공항을 떠나게 되면 지역 대표 은행이 지역 거점 교통시설에서 금융서비스를 접는 셈이 된다. 특히 김해공항은 부산·울산·경남을 연결하는 국제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환전이나 현금 인출, 외국인 대상 금융 지원 창구 같은 기본 서비스의 공백이 이용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만 공항 내 은행 점포의 사업 환경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최근에는 해외 결제 기능을 담은 트래블 카드 이용이 크게 늘었고, 외국인 이용자들도 창구형 서비스보다 ATM 같은 무인 환전 방식을 더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은행 입장에서는 환전 수요가 분산되고 환차 손익도 줄어 공항 점포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600만명을 넘었고, 연간으로는 1천200만명 수준까지 예상되는 만큼 공항 금융서비스의 필요성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용객 증가와 점포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가 이번 결정 배경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금융권과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부산은행의 공항 영업이 단순한 수익 사업을 넘어 지역 브랜드를 보여주는 창구라는 점도 강조한다. 공항은 국내외 방문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지역의 얼굴인 만큼, 지역은행이 제공하는 금융 편의가 부산과 영남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에서도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이어가려면, 부산은행이 김해공항에서 영업 기반과 운영 경험을 계속 유지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부산은행은 점포 철수 여부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계약 만료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공항 금융서비스가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될지, 아니면 지역 거점 인프라의 공공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유지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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