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표준 20억원을 넘는 초고가 1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액 공제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현행 종부세 체계가 고가 1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낮춰주는 구조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26일 국세청 국세통계를 보면 2025년 귀속 개인 종부세 가운데 과세표준 20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된 세액 공제액은 46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82억원보다 279억원, 비율로는 153.2% 늘어난 규모다. 이는 2021년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다. 종부세 세액 공제는 1세대 1주택자이면서 보유 기간이 5년 이상이거나 만 60세 이상인 경우 적용되는데, 보유 기간 공제 20~50%와 연령 공제 20~40%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실거주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이 같은 증가는 최근 집값 상승과 맞물려 이해할 수 있다. 1주택자의 종부세는 기본공제 12억원을 적용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반영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데, 이를 거꾸로 계산하면 과표 20억원은 아파트 기준 시가 약 65억7천만원, 단독주택 기준 약 84억6천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우 비싼 주택이 세액 공제 혜택의 중심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체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53만8천439명이었지만, 과표 20억원 초과자는 8천399명으로 1.6%에 그쳤다. 그런데도 이들 가운데 1주택 등 요건을 충족한 일부는 전체 세액 공제액 약 2천71억원의 22.2%를 가져갔다. 종부세 세액 공제 총액에서 과표 20억원 초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13.1%에서 2025년 22.2%로 9.1%포인트 상승했다.
세 부담 변화도 뚜렷하게 갈렸다. 과표 20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지난해 종부세 결정세액은 1인당 평균 5천570만원으로 전년보다 1천681만원, 23.2% 줄었다. 반면 과표 20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의 평균 결정세액은 159만원으로 1만원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지역별로는 주택 종부세 전체 세액 공제액의 87.9%가 서울 주택에 적용됐다. 시장에서는 서울, 특히 강남권의 초고가 아파트처럼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오래 보유한 개인이나 고령층이 공제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해석한다. 과표 14억원 초과 구간으로 넓혀 봐도 지난해 세액 공제 합계는 749억원으로 전년보다 77.6% 늘어, 고가 주택일수록 공제 증가가 두드러졌다.
현행 제도는 주택 수에 따라 기본공제와 세율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자산가치라도 다주택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과표 12억원 초과 14억원 이하 구간에서 지난해 3주택 이상 보유 개인의 1인당 종부세 결정세액은 938만원으로 1주택자보다 565만원 많았다. 이 격차는 과표가 높아질수록 더 커져 14억원 초과 20억원 이하에서는 1천64만원, 2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에서는 2천120만원, 3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에서는 4천194만원까지 벌어졌다. 1주택자는 기본공제를 12억원 받지만 2주택 이상 보유자는 9억원만 공제받고, 최대 80% 세액 공제 역시 1주택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종부세는 초고가 1주택이 비슷한 가격대의 3주택 이상 보유보다 세 부담이 낮아질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런 왜곡을 줄이기 위해 종부세 산정 때 주택 수보다 보유 가액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초고가 1주택의 보유세를 지금보다 높이고, 장기보유 공제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토론회를 거쳐 내달 초 세제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초고가 1주택과 다주택 사이의 세 부담 차이를 얼마나 줄일지, 또 그 과정에서 서울 고가 주택 시장의 수요와 보유 전략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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