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준항고 인용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를 제기하면서,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사건 수사가 다시 법리 다툼 국면으로 들어갔다.
3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이 사건 피의자 가운데 1명이 낸 준항고를 받아들였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법원의 일부 결정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이번 쟁점은 합동대응단이 확보한 증거를 수사와 재판에서 쓸 수 있는지,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됐는지에 맞춰졌다.
법원은 피의자들이 문제 삼은 금융감독원 직원의 포렌식 참여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포렌식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같은 전자기기에서 자료를 추출·분석하는 절차를 말한다. 다만 법원은 압수물을 정해진 반환 기한 안에 돌려주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아, 피의자가 혐의에 대응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 사안이 전례가 드문 만큼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거쳐 불복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혀왔고, 결국 대법원 판단을 구하는 재항고를 택했다.
재항고는 형사소송법상 대법원이 최종 판단하는 절차여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사건 처리 속도는 불가피하게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법원은 지난 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4명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미 제기된 준항고 사건의 처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핵심 증거의 효력과 절차 적법성이 흔들리면 신병 확보나 기소 전략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3월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들,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을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별 거래량이 많지 않은 디아이동일을 시세조종 대상으로 삼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천억원 넘는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움직인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한 뒤 출범한 합동대응단의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 상징성이 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단순한 개별 사건 처리를 넘어, 자본시장 수사에서 증거 수집 절차와 피의자 방어권 보장 기준을 어디까지 엄격하게 볼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기준을 가르는 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