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상장사 실적은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기업 10곳 중 6곳 가까이가 증권가 평균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낸 157개 상장사 가운데 91개사, 전체의 58%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를 평균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냈다.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친 기업은 66개사로 42%였다. 실적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시점에도 예상보다 선방한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증시 조정과 별개로 실제 기업 이익 체력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기대를 가장 크게 웃돈 곳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4천873억원으로, 컨센서스 1조5천582억원보다 124% 많았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 윤활유 생산시설이 훼손되면서 한국산 윤활기유 수요가 늘어난 데다, 배터리 사업도 아시아 판매 확대에 힘입어 개선된 영향이 반영됐다. HD현대도 영업이익 4조1천246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2조2천197억원을 86% 웃돌며 뒤를 이었다. 조선, 전력기기, 정유 등 주요 자회사가 고르게 실적을 받쳐준 결과다. 이 밖에 한화시스템, LX하우시스, KG스틸, 한화솔루션도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반면 실적이 기대에 가장 못 미친 기업은 녹십자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컨센서스 88억원보다 81% 낮았다. 독감 백신 원액 생산 일정이 늦어진 데다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 수주가 4분기에 집중되면서 2분기 실적이 약해졌다. LG헬로비전도 영업이익 3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98억원을 70% 밑돌았다. 한섬, 엘앤에프, 숲, 한국항공우주, 비에이치 등도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같은 실적 시즌 안에서도 업종별 수요 여건과 수주 시점, 제품 가격 흐름에 따라 성적표가 크게 엇갈린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차별화는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89조4천92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5.5% 웃돌았지만, SK하이닉스는 60조5천426억원으로 6.4% 밑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도 기대치를 40% 하회했고, 현대차와 기아 역시 각각 2조8천509억원, 2조6천286억원으로 시장 전망보다 4.8%, 5.9% 낮았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은 각각 37%, 4.8% 높은 실적을 내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대형주 안에서도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방산, 조선처럼 업종에 따라 투자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은 3분기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제시된 241개 상장사 가운데 142곳의 실적 전망이 3개월 전보다 상향됐다. 전체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았더라도 기업 이익 전망은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지수 급락에도 상향 흐름을 유지했고 정보기술 업종 중심의 이익 증가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8월 들어서도 이익 전망 상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과도한 저평가 국면에서는 벗어나 정상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 반등 기대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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