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아피프스키 정유소가 25일 드론 공격 뒤 화재에 휩싸였다. 러시아 내 휘발유·디젤 부족과 국제 정제유 수급 압박이 겹치면서 원유보다 정제유 시장의 긴장이 먼저 커지는 흐름이다.
크라스노다르주 당국은 이날 아피프스키(Afipsky) 정유소에서 드론 공격 이후 불이 났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Veniamin Kondratyev) 크라스노다르주 주지사가 텔레그램에서 아피프스카야 철도역 인근에 떨어진 드론 잔해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24~25일 밤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의 아피프스키 정유소를 타격했고 시설 내 화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 정유소의 설계 용량을 연간 625만 톤으로 제시했다.
같은 발표에서 아스트라한(Astrakhan) 가스처리공장의 가스 분리 유닛 2곳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설비는 연간 최대 120억㎥의 가스와 약 730만 톤의 가스콘덴세이트를 처리하는 시설로 설명됐으나, 피해 범위는 러시아 측 발표로 교차 확인되지 않았다.
아피프스키 정유소는 이번이 첫 표적이 아니다. 로이터는 이 시설이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고, 2024년 기준 원유 720만 톤을 처리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단발성 시설 파괴보다 러시아 정유 능력과 군수 연료 공급망을 흔드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지도 앞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소·석유터미널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안에서는 8월 들어 연료난이 다시 번졌다. 로이터는 최소 10개 지역에서 주유소 연료 판매 제한이 강화됐고, 모스크바 인근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동났다고 보도했다.
현장 영상에서도 대기열이 확인됐다. 8월 14일과 19일, 21일 촬영된 로이터 영상에서 일부 운전자는 주유를 위해 20~30분, 길게는 2~3시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정유소 복구와 수급 통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는 24일 여러 정유소가 수리를 마치고 가동을 재개했으며 국내 공급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는 러시아가 정유소 가동률을 높이고 계획 정비를 미루며 재고 방출, 석유제품 수입, 수출 제한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휘발유 수출 금지는 2027년 1월 31일까지 연장됐다.
수입 전환도 나타났다. 러시아는 8월 초 인도산 가솔린 약 6만8000톤을 북극권 비티노(Vitino) 항으로 들여와 철도로 내륙 공급을 시작했고,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발 철도 수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는 디젤이 먼저 반응했다. 로이터는 8월 10일 미국 초저황디젤(ULSD) 선물이 7.4% 오른 갤런당 4.19달러(약 5800원)에 마감했고, 유럽 디젤 정제마진도 약 10% 상승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중동 제품 수출 차질이 3분기 정유 처리량 전망을 낮췄고, 대서양권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디젤 등 석유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전쟁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디젤은 운송, 농업, 물류 비용과 직접 연결되는 연료이고, 본지도 앞서 원유보다 정제유 압박이 먼저 커진 흐름을 보도했다.
다만 이번 아피프스키 정유소 타격만으로 단기 가격 변동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현재 확인된 것은 러시아 남부 정유시설 화재, 철도역 인명 피해, 러시아 내 연료 판매 제한, 이미 타이트해진 국제 디젤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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